충북소방본부, 벌초·성묘 중 주의 당부

어두운 색 옷·향수·화장품 등 자제해야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성묘 시기와 맞물려 벌쏘임 사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벌의 활동이 늘어나는 6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벌초와 성묘 등 야외활동이 잦은 9월에 벌 쏘임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8~2020년)간 충북도 내에서 발생한 벌쏘임 사고는 모두 1천543건이다. 같은 기간 8~9월 벌쏘임 사고가 925건으로 전체 6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현재까지 8월에만 도내에서 벌초 중 벌의 공격으로 구조된 사례는 12건이다.

실제 지난 20일 영동에서는 30대 남성이 벌초를 하던 중 예초기로 땅속 벌집을 건드려 벌떼 공격을 받아 호흡곤란 증상까지 호소했다. 다행히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앞서 지난 16일 보은에서도 70대 남성이 벌초를 하다 벌에 쏘여 심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겪었고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처럼 8~9월은 벌의 산란기인 만큼 벌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사람의 작은 행동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벌초작업 시 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과 땅벌을 조심해야 한다. 장수말벌의 경우 독성이 일반 꿀벌보다 수십배나 강하기 때문이다. 벌에 쏘일 경우 심한 기침이나 호흡 곤란·쇼크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벌초나 성묘 시 벌의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선 어두운 색보단 밝은 색 옷을 입는 것이 좋고,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화장품 등의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말벌의 독은 알칼리성으로 레몬·식초 등 산성 물질로 씻어내는 것이 좋고 꿀벌의 독은 산성이어서 침을 제거한 뒤 비누 등 알칼리성 물질로 상처를 씻어주면 독을 중화할 수 있다.

벌을 만났을 때는 재빨리 일정 정도 떨어진 곳으로 몸을 피해야 한다.

벌초 전에 묘지 주변을 5~10분 정도 살펴보는 것도 벌 쏘임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소방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소방서 관계자는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 최대한 움직임을 작게 한 뒤 벌집 주변에서 20~30m 이상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며 팔을 휘두르는 등 큰 몸짓은 오히려 벌을 흥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벌에 쏘여 어지럽거나 두통이 올 때는 드러누워 다리를 들어주는 자세를 취한 뒤 신속히 119에 신고해야 한다”며 “혹시 벌집을 태워 없애려다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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