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독불장군식 행보 지적…예산 삭감 잇따라

행감 앞두고 자료제출 요구 등 공무원들에 ‘불똥’

[충청매일 이재형 기자] 박경귀 아산시장이 취임 1개월을 넘긴 가운데 시의회와의 소통 부재가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삭감 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같은 당 소속인 전남수·맹의석 의원(국민의힘) 등의 일침에도 불구하고 ‘독불장군식’ 태화강·순천만 1박2일 견학 등 박경귀호 집행부 추진사업 관련 의원들과 소통하지 않는 배짱행보가 지속돼 중간 입장의 공무원들만 곤경을 겪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박 시장과 시의원들 간 소통 부재의 ‘불똥’은 다가오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자료제출 요구 등 공무원들에게 튄 꼴로, 업무 과중 속 초긴장감에 시달리고 있다.

거슬러 올라 박경귀호 집행부의 예산편성권에 대해 지난달 27일 시의회는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해 48건, 33억480만원(사정액 20억8천920만원)을 삭감하는 예산심의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삭감된 예산을 보면 민선8기 박 시장의 대표 공약인 트라이포트 아산항 개발 관련 ‘항만기본계획 반영 타당성 조사’ 2억원과 2024년 충남도 제1호 지방정원 등록을 목표로 계획 및 추진하려는 ‘신정호 아트밸리 관련 포럼 운영’ 1천만원 등 민선8기를 시작하는 신규 사업부터 막혔다.

여기에 △민선8기 시정홍보 등 PPT제작·홍보물·공약사항 보고회 책자 제작 2천350만원 △민선8기 일자리대책 종합계획 연구용역 2천200만원 △조직진단 연구용역 8천만원 △인수위 사무실 가구 등 렌탈료 및 민선8기 취임식 4천700만원(사정액 2천300만원) △열린 간담회 운영비 200만원·17개 읍면동 3천400만원 등 민선8기 박경귀호의 출범을 담은 사업 대부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물론 취임 한 달밖에 안된 시점에서 ‘의회에서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긴 했지만, 시의원들의 5분 발언을 통한 제안 등에서 보였듯 박 시장이 의원들을 향한 소통 노력이 부족했다는 여론이 더 지배적이다.

이 같은 민선8기 박경귀호의 의회 경시 풍조는 지난달 28~29일 박 시장을 포함한 약 20명의 공무원이 동행한 ‘신정호 아트밸리 조성 관련 태화강·순천만 국가정원 견학’에서 더욱 촉발됐다.

해당 견학은 지난달 28일 오전 출발해 태화강(울산) 국가정원에서 담당 공무원 면담 및 현장답사와 지난달 29일 순천만 국가정원 현장답사 및 담당 공무원 면담 일정으로 진행, 의회는 일정 등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의회 임시회 회기가 끝난 다음날 일정으로 사전 의회와 소통이 이뤄졌다면 해당 상임위 의원들과 동행 등 벤치마킹의 빛을 드높일 수 있었지만, 소통 부재 속 약 20명의 공무원이 강행했던 견학은 ‘빛 좋은 개살구’의 꽃놀이 여행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A 공무원은 “민선 8기 박 시장의 열정을 응원한다. 하지만 항상 공무원과 대동해 민원 등 업무에 임하다보니 공무원 입장에서 행정상 ‘검토 부분’은 생략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기획 및 제안사업을 만들어 내놔야해 우려된다”며 “감시·견제권을 행사하는 의원들의 (소통 부재) 입장도 이해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난감해했다.

B 공무원은 “간부공무원의 최대한 협조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선출직인 시장과 의원들의 소통 문제는 당사자 간 몫으로 관망할 수 밖에 없다”며 “행감을 앞두고 의원들의 자료 요구도 상당하지만, 소통 부재 속 눈치보기에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속내를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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