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우리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마다 여러 가지 항목의 혈액검사를 하게되는데 이중 바이러스성 간염 검사도 거의 항상 포함된다. 하지만 각 바이러스성 간염이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되고 어떤 임상경과를 나타내는지 대부분은 잘 모른다.

따라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바이러스성 간염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각 바이러스들의 감염경로와 특징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으면 이를 예방하는데 좀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자주 언급되는 바이러스성 간염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A형간염과 B형간염, C형간염이 그것이다. 이외에 D형간염이나 E형 간염도 있는데 감염 비율이 높지 않아 생략했다.

A형간염은 오염된 식수, 조개류나 우유 등의 섭취를 통한 경구감염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생활 위생 상태가 감염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며 주로 후진국이나 개발 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후진국에서의 A형간염은 소아 시기에 가벼운 감기처럼 앓은 후 평생 면역을 획득하기 때문에 성인 시기에 감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드물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개인위생 환경이 개선되므로 20세 이하에서 A형간염 항체 보유율이 급격히 감소한다. 따라서 성인에서 A형간염 감염이 생기는 빈도가 후진국에 비해 높고 소아에서와 달리 심한 간염 소견을 보이게 된다. 만성 간질환이 있는 성인이 A형간염에 감염될 경우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최근 A형간염은 선진국형 위생환경으로 변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회적 문제가 되는 급성간염의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위생 관념이 희박한 유소아를 대상으로 한 기본 예방 접종과 함께 고위험군의 소아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예방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B형간염은 1980년대 국내 급성간염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질환이었고 간경변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꾸준한 백신 예방접종 정책에 따라 최근에는 급성간염 원인의 4%까지로 줄어들었다. B형간염은 혈액을 통한 감염이 주를 이룬다. 오염된 혈액 또는 혈액제제의 수혈이나 장기이식, 주사용 약물남용, 불안전한 주사나 의료시술, 오염된 주사기나 바늘에 찔리는 경우, 감염자와의 성접촉 등이 그것이다. A형간염처럼 분변-경구로 감염이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일상적인 신체적 접촉으로는 잘 감염되지 않는다. 따라서 B형간염 환자와 같이 근무하거나 생활한다고 해서 지나치게 감염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C형간염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약 3% 정도를 차지하고 만성 간질환의 15~20%를 차지하며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종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C형간염 또한 B형간염과 같이 혈액을 통한 감염이므로 예방수칙만 잘 지키면 감염될 위험이 높지는 않다.

따라서 급성 간염이 생겼을 경우 8-12주간 자연치유 여부를 기다려 보고 이 기간 안에 자연치유되지 않으면 페그인터페론 주사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성C형 간염의 경우 경구 투여약제인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DAA)를 병합투여하는데 치료기간이 짧고 성공률이 90%를 넘어 향후 C형간염 퇴치라는 이상적인 목표에 한층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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