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 점퍼라 불리는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 선수가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육상의 세계선수권대회 역대 최고 성적이다.

우상혁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2m39에서 첫 시도를 실패한 우 상혁은 두 번째 도전에서도 바를 넘지 못하면서 은메달이 확정됐다.

올해 3월 20일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2m34를 뛰어넘고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실내선수권대회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인 우상혁은 올림픽 다음으로 큰 무대로 여겨지는 실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로 써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던 우상혁은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지만, 현역 최강인 바심을 넘기에는 조금 부족했다.

육상은 체육의 기초종목에 해당된다. 팀을 이뤄 경기를 진행하는 축구와 야구 등에 비하면 비인기 종목이다. 오롯이 혼자 싸워야하는 기록경기다. 때로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이겨내야 하는 고독한 경기다.

육상은 모든 체육의 기본이며 시작에 해당되지만, 때문에 변방으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다. 우상혁의 등장으로 육상계가 희망을 가질수 있게 됐다. 우상혁은 올림픽 다음으로 큰 무대로 여겨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만큼 다음 2024년 파리올림픽대회에서 금메달을 기대할만 하다.

한국 트랙·필드 선수로는 최초의 세계선수권 메달이다. 종전 트랙·필드 선수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1999년 세비야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이 작성한 6위다. 변방이나 다름 없는 한국 육상에서 세계 정상급은 꿈도 꾸지 못했다.

한국은 육상 트랙·필드의 불모지로 여겨졌다. 트랙·필드 종목에선 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 못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서 결선 무대를 밟는 선수도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이번 우상혁의 은메달 획득으로 한국 육상이 세계 정상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육상 선진국들의 들러리로 그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우상혁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교통사고로 오른발을 다쳐 후유증으로 오른발과 왼발의 크기가 다른 짝발이다. 이 때문에 밸런스가 맞지 않아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88㎝의 신장도 극복할 대상이었다. 세계적인 높이뛰기 선수들이 대부분 190㎝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상혁은 불리한 조건이다. 그야말로 우상혁의 인간승리가 이뤄낸 쾌거다.

그러나 이 모든 한계를 극복하고 월드 클래스로 올라선 우상혁은 한국 육상에 또 한번 새로운 역사를 선사했다. 그의 거침없는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국민이 응원하고 한국 육상계가 그의 도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가 된 만큼 그의 자신감과 실력을 믿고 국력이 지지해줄 때 향후 대회결과가 좋아질수 있다.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개척하겠다는 우상혁의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이번 결과를 계기로 변방의 한국육상이 모든 체육의 근본이라는 제 위치를 찾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상혁 덕분에 한국 육상에서 올림픽메달을 꿈 꿀수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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