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자 손길도 줄어 이중고

지자체 급식사업도 ‘직격탄’
청주시 경로식당 단가 인상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치솟는 물가 속 줄어드는 후원금으로 취약계층에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충북 청주 민간봉사단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농·수·축산물 가리지 않고 모든 식자재 가격이 오른 데 반해 코로나19 여파 등 어려워진 지갑 사정으로 후원자의 손길은 줄어들어 나눔 활동을 이어가기에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12일 성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청주교구이사회(이하 이사회)에 따르면 이들은 1991년 상당구 수동 천주교 빈첸시오회관 앞 무료급식소를 차린 이후 31년째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무료로 점심을 제공해왔다.

2020년 5월부터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에 잠시 무료 급식소 운영이 중단됐지만,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이사회의 사랑 나눔 활동은 약 2년 만에 재개됐는데 이전과 달리 어려운 경제 사정 속 후원자들의 손길이 크게 줄고 식자재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 맞닥뜨렸다.

기존과 같은 나눔 활동을 펼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이사회는 결국 코로나19 사태 전 주 5일간 배급해왔던 무료급식을 금요일 하루 도시락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사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전 매일 배급하던 무료배식을 이젠 금요일 하루만 해서 100인분 도시락으로 대체·전달하고 있다”며 “급식소를 찾는 대부분이 형편이 어렵거나 집에서 혼자 식사를 챙기시는 분이라 (값싼)식단까지 변경하면서 횟수를 늘릴 순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과거 제육볶음용 고기를 구매할 때 15만원이면 해결됐지만 이젠 같은 양을 사도 25만~30만원을 훌쩍 넘긴다”며 “최대한 많은 분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자 저렴한 재료를 찾기 위해 발품은 팔고 있지만, 크게 줄어든 후원에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후원 감소와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빠진 이사회는 반찬 등 도시락 물량이 부족할 경우 라면 등으로 대체, 제공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 상승의 여파는 민간봉사단체뿐 아니라 지자체 급식사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청주시는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10년 만에 경로식당 무료급식사업 단가를 올렸다. 해당 사업은 산남종합사회복지관, 용암종합사회복지관 등 위탁·운영기관 13곳을 통해 만 60세 이상 결식 우려자(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는 노인복지 서비스다. 청주시는 올해 무료급식사업 단가산정 기준을 기존 1인당 3천500원(일반식), 2천500원(국수)이던 것을 각각 500원 올려 4천원과 3천원으로 변경했다. 

무료급식사업 단가는 2013년 한 차례 오른 뒤 10년여 간 동결상태였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지원한 단가로는 식자재의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을 수 없어 사업비 단가를 높게 잡았다”며 “이는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등 현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로 전달보다 0.6%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식품의 생활물가지수는 111.79로 전달보다 0.4% 높았고, 지난해 6월과 비교했을 때는 7.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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