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달라진 것 중의 하나가 대통령이 기자들과 출근길 즉석 문답(도어스테핑)을 하는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청와대를 구중궁궐이라 표현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의지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해 취임 이후 출근길 문답을 통해 의견을 전하고 있는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의 통로’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현안에 문답하는 모습은 신선하면서도 반가운 일이지만 1분 남짓한 ‘출근길 문답’이 대통령의 생각이 가감 없이 국민에게 전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인한 논란도 발생하면서 장단점을 수반하고 있다.

먼저 윤 대통령이 대부분의 질문을 외면하지 않고 특유의 진솔한 화법으로 답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신선한 이미지를 받았다. 덕분에 국민도 대통령의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게 되면서 그간 ‘비밀주의’와 ‘전언(傳言) 정치’로 인한 청와대 구중궁궐 정치가 사라진 느낌이다.

그러나 최근 ‘검찰 편중 인사’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이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미국 같은 나라를 보면 거번먼트 어토니(검사) 경험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한 발언과 일부 장관의 임명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전 정부와 비교할 바가 아니다. 도덕성 면에서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과 비교될 수 없다”고 답했다.

물론 정권이 교체된 후 전 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일은 당연하지만, 사안마다 지나치게 전 정부를 꺼내들며 정작 필요한 답변을 피하는 모습에 지적이 쏟아졌다.

취임 후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으로 제왕적 대통령 이미지 탈피와 언론과 접점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호평도 적지 않았고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곧장 속보 및 주요 뉴스로 보도되면서 연일 이슈를 끌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이 계속해서 불필요한 논란을 낳으면서 ‘이제 도어스테핑을 멈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전임 대통령들이 전혀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이 즉석 문답이 윤석열 대통령의 브랜드가 돼 버렸지만 일부 정제되지 않고 즉흥적인 답변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가져다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의 계속되는 즉흥적인 발언은 솔직할 뿐, 고민이 담겼다고 보긴 힘든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결론적으로 도어스테핑은 대통령들의 ‘권력형 침묵’에 종지부를 찍은 역사적 변화다. 윤 대통령만이 아닌, 이후 대통령도 따라야 할 전통이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윤 대통령이 제대로 해내야 한다.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중하고 절제된 언어를 구사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지는 힘과 무게감을 도어스테핑 바로 이 약식 기자회견에 잘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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