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옛 직장 선후배 반가운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우체국 퇴직한 사람들 모임 단체인 ‘정우회’ 산악모임에서 모처럼 산행을 하고 며칠 뒤엔 이사회도 개최하여 서로 간 만남의 기쁨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사태로 모임을 못 하다가 2년여 만의 만남이라고 하니 유수와 같다는 세월은 참으로 빠르게 지나간 듯하다.

산악회 하는 날 선후배들을 빨리 만나고 싶어 설레는 마음으로 모임 장소인 어린이회관 앞에 일찍 갔다. 코로나 거리 두기가 완화되었으나 마스크는 써야 하는 시기라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 식별이 쉽지 않았다.

목적지 도착하여 사방을 둘러보니 옛 동료인 듯하였으나 확실하지 않아 한참을 머뭇거리자 상대방도 확신이 서지 않은 듯 바라만 보고 있을뿐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의자에 앉아 기다리던 중 바로 알 수 있는 선배가 다가와 인사하다 보니 앞서 온 사람들도 옛 동료임을 알고 마스크를 핑개 대며 겸연쩍게 인사를 했다. 오랜만의 모임이라 회원 대부분이 참석하여 산행을 하면서 그간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사회 개최하는 날은 회장이 인사말을 하며 누구는 어디가 안 좋아 참석이 어렵고 누구는 어디 병원에 입원하였다는 둥 소식을 전하자 여기저기서 절로 ‘아이고’ 소리를 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회의 끝나고 식사를 하며 술잔을 기울였으나 예전의 모습이 아닌 사람들이 몇 명 보여 아쉽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코로나로 인하여 바로 직전 모임인 2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건 술잔 돌리는 문화가 없어졌는데 이모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적 현상이다.

코로나로 위생과 청결이 중요시되어 빚어진 산물로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지만 지난 시절의 정감이 사라진 듯한 아쉬운 면도 없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체국 주요업무인 우편이나 금융 등은 대부분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업무로 친밀감이 있다.

업무수행이 직원 상호 간에 협동과 노력이 필요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근감이 쌓여 퇴직 후에도 모임이 정감있게 이어지고 있다.

필자는 재직 시 주위에 이런 말을 자주 하며 공직신념으로 삼았다.

우체국업무는 대부분 서비스업무라 재직 시 업무 수행하는 과정은 다소 힘들더라도 퇴직 후에는 떳떳하고 자랑스러울 거라는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정년퇴직하고 보니 사실 그렇다.

어디 가나 우체국에 평생 근무한 걸 보람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우체국 퇴직자모임도 곁들여 소개하면 모두 부러워하며 칭송 한다.

정년퇴직 후 친구들에게도 퇴직 선배들 만난다고 하면 처음엔 얼마 가겠냐고 이야기하다가 이제는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직장 재직 시 이곳저곳 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져 보고 싶은 얼굴들이 참으로 많은데, 지면을 빌어 그들과의 소중한 인연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고 그들이 오래도록 건강하고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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