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다문화가족들이 자녀 교육 및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문화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전 국민 평균보다 낮아 이들의 학력 신장과 진학률 제고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년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가구 자녀가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 진학한 비율은 40.5%다. 2018년(49.6%) 조사 때보다 9.1%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국민 전체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67.6%에서 71.5%로 늘었다.

다문화 자녀의 대학 진학률이 낮아진 것과는 달리 4년제 대학 이상의 교육을 희망하는 이들은 2018년(56.5%)보다 10%포인트 넘게 증가한 67.1%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청소년의 80.7%가 4년제 대학 이상을 생각하는 것보다 저조한 수치다.

다문화 자녀의 초등학교(95.3%), 중학교(95.7%), 고등학교(94.5%) 진학률도 전체 국민보다 2∼3%포인트 낮았다. 이 같은 현상은 다문화가정이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만 6세 이상 자녀를 둔 다문화가구에서 88.1%가 양육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그 원인으로 50.4%가 학습지도, 37.6%가 진학·진로 정보 부족을 들었다. 이런 때문인지 다문화 자녀들이 원하는 서비스로는 학습 지원, 진로 상담 및 진로 교육, 외국 출신 부모 국가의 문화 이해와 언어 교육 등이 주를 이뤘다.

다문화가족 자녀 중 청소년기(9∼24세)는 43.9%로 2018년(35.6%)보다 8.3%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중 국내에서 성장한 비율은 90.9%다. 결혼이민자·귀화자 등의 국내 거주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학령기에 접어든 다문화 자녀의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다문화 자녀들이 한국을 모국으로 여기며 성장했지만, 진학률이 전체 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다문화가족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제결혼 가족이나 외국인 근로자 가족이 크게 늘면서 우리 사회는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3.3%(2020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이미 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 세계화의 영향으로 외국인 비율은 2040년 4.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젠 부모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자녀들이 위축되는 사회 분위기를 걷어내야 한다.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 해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다문화 자녀들이 학교 졸업 후 직업을 갖고 세금을 내며 지역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되는 것은 한국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이자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자체, 지역사회가 보듬어야 한다.

다문화 자녀가 상대적으로 뒤처진 가정 환경으로 인해 배움에 소홀하게 되고 취업 등에서 불익을 받는 등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지 못한다면 나중에 엄청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으로 움직이고 있는 지금 미래의 한국사회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다문화가족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와 여건 조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다문화 자녀가 국가의 인재로 커 갈 수 있도록 학업과 진로에 맞춤형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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