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1952년 1대 의회가 최초 개원했다. 전쟁과 함께 격동기를 지나 1956년 2대, 60년 3대 의회가 개원한 후 군사정권이 시작돼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는 의회는 30년간 암흑기를 거쳐야 했다.

노태우 정부시절 1987년 6월 민주항쟁은 의회가 암흑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개원하는 쾌거를 이뤘다. 급기야 1991년 30년 만에 4대 의회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 많은 민주인사들의 희생과 국민의 열망이 만들어준 결과다.

청주시의회도 함께 열려 2010년 9대 의회까지 이어지다 청원군과 통합되면서 ‘통합청주시의회’로 거듭나 2014년 1대 의회가 됐다. 올해 3대 통합청주시의회(이하 청주시의회)가 출발한다.

청주시의회는 청주시 또는 시의회 자체의 의사를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조례의 제정·개정 및 폐지, 예산의 심의·확정 결산의 승인, 중요 정책 심의·의결, 행정사무감사 등을 할 수 있는 기구다. 그야말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셈이다. 주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직이므로 당연한 책무다.

이처럼 권한이 크다보니 소속 정당별 권력다툼도 치열하다. 어느 쪽이 다수당이냐에 따라 의정활동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회를 이끌어가는 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의회의 영향력이나 의정활동의 질이 결정될 수 있다.

하여 대부분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교체하지만 개원 첫 상반기 의장이 누가 되느냐는 전체적인 흐름을 좌우 할수 있어 민감하다.

최근 청주시의회가 개원을 앞두고 의장선출에 불협화음을 보이며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개원도 하기 전에 여당측 후보로 선출된 의장후보에 대한 비판여론이 심각하다. 여론의 근원지는 국민의힘이 지난 10일 청주시의회의원 당선인 회의에서 6선의 김병국 의원을 당내 의장 후보로 선출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전체가 아니고 일부 의원들의 추대라는 점, 6선의 다선이라는 점, 김 의원의 능력과 자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같은 당 소속 의원들 조차 불만을 표하고 나섰다.

정견 발표 과정에서 의정비 인상과 시의원 재량사업비 확대를 언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3대 청주시의회는 다음 달 1일부터 4일까지 첫 임시회를 열어 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구성을 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3대 청주시의회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1명씩 동수로 구성됐다. 협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파 싸움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원 구성과 관련, 여야는 충분한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실천이다. 의견 조율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일부 당선인들이 의장 후보를 선출한 것은 성급한 욕심이다.

다선이라는 이유로 어물쩡 몰아주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가 동수라는 점을 감안해 협치를 가장 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참다운 민주의회 답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자기 밥 그릇만 챙기려는 의장은 민의를 대변할 자격이 없다. 일방적이고 폐쇄적인 선출방식에서 벗어나 유권자 검증을 충분히 거칠 수 있는 공정한 절차로 의장을 선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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