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출신 학교 직원 대거 주요 보직 맡아
일부 공무원 “비상식적인 인사”… 뒷말 무성
인수위 “김병우 교육감과 조율해 결정한 사항”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충북도교육청이 지난 22일 발표한 정기인사를 두고 ‘코드인사’라는 지적이 교육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주요보직에 있던 직원들을 외부로 좌천식 인사를 내고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의 출신학교 직원들을 주요보직에 앉히면서다.

김병우 현 충북교육감에서 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으로 교체되는 혼란한 조직 분위기에서 편향적인 인사 발표로 인해 직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22일 노재경 괴산증평교육지원청 행정과장을 도교육청 기획국 노사협력과장으로, 권준 국원고 행정실장을 단재교육연수원 북부분원장으로, 신은경 청주교육지원청 총무과장을 교육도서관 학교도서관지원부 부장으로, 한병덕 제천교육지원청 행정과장을 학생수련원 제천분원장 등 지방 서기관으로 승진 발령냈다.

이어 11명의 지방 서기관과 5급 지방교육행정 사무관에 대한 전보 인사도 함께 냈다.

문제는 직원들이 우려했던 대로 충북교육의 현안은 뒷전이고 능력과 상관없이 학연에 치중 된 인사라는 점이다. 이번 인사에서 4·5급 전보 인사 61명 중 청주고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본청 총무과장과 재무과장 등 주요보직에도 청주고 출신들이 자리를 옮겼다.

이렇다보니 직원들은 벌써부터 윤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현 김병우 교육감 색을 지우기에 나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교육청 한 간부 공무원은 “이전에 김병우 교육감이 첫 취임했을 당시에도 이정도 까지는 아니었다”며 “갑자기 주요보직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다른 곳으로 좌천식 인사로 내보내고 윤 당선인과 같은 학교 출신의 인사들을 주요보직에 앉히는 등 결국 보복식 인사가 답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 기간에도 김병우 교육감의 ‘인사 전횡’, ‘측근 인사’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사 전횡에 대한 인사 혁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인수위 구성 전부터 교육청 안팎으로 ‘블랙리스트’, ‘보복인사’ 등의 ‘살생부’ 소문이 난무했고 윤 당선인은 살생부 소문에 대해 뜬 소문일 뿐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인사는 없을 것이며, 원칙과 상식에 맞는 공정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얘기한바 있다.

하지만 능력과 무관하게 출신학교 직원들을 주요보직에 앉히면서 교육 현안은 뒷전이라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공무원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충북교육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전부 좌천식 인사를 냈다”며 “충북교육을 위한 인사가 아닌 줄세우기에 급급한 인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비상식적인 인사”라며 비난했다.

윤 당선인 인수위는 원칙에 따른 공정한 인사를 단행했다며, 윤 당선인과 김 교육감이 서로 조율을 통해 인사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현재 교육청 내 4급 이상 청주고 출신들이 많다보니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이번 인사에 포함된 청주고 출신들도 김병우 교육감 당시 승진했던 분들이며 수평이동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에서 독단적으로 인사를 결정한 게 아니다”라며 “조직의 안정성을 위해 윤건영 당선인과 김병우 교육감의 조율을 통해서 인사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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