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가뭄에 도내 곳곳서 농작물 피해 발생
지자체, 살수차 동원·관정 개발 등 대응 분주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오랫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충북도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산발적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있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상당 기간 가뭄이 이어진 까닭에 도내 곳곳에서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3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최근 6개월(지난해 12월 7일~올해 6월 6일)간 도내 평균 강수량은 193.6㎜다. 평년(345㎜) 대비 55.6%에 불과한 수준이다.

표준강수지수를 적용하면 도내 전역이 ‘기상 가뭄’ 상태다.

지역별로는 청주와 충주, 제천, 진천, 음성, 증평, 영동이 보통 가뭄 단계에 포함됐다. 괴산·보은·옥천·단양에서는 약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경중만 다를 뿐 전역이 가뭄 피해 ‘위험권’에 포함된 셈이다.

본격적인 농번기에 농업용수 역시 점차 말라가고 있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상 이날 기준 도내 농업용 저수지 187곳의 저수율은 52.4%다.

3개월(89.7%) 전보다 무려 37.3%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2.1%포인트 적다. 

가뭄으로 말미암아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 작황 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도내 마늘 주산지인 보은군 탄부면에서도 피해가 나타난다. 겨울 가뭄에 이어 봄 가뭄까지 이어진 탓에 마늘 씨알이 작게 형성됐다.

탄부면 대서마늘작목반 관계자는 “논 마늘은 모내기 때 관개수로를 이용해 물을 댔는데도 겨울 가뭄으로 결구를 키우지 못해 마늘 알이 작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해당 작목반은 마늘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2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말부터 수확을 시작하는 감자 역시 생육기 때 찾아온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하다. 감자 재배 농가는 자구책으로 밭에 직접 물을 대고 있지만,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제천시 덕산면의 한 논에서는 시드름병이 발생, 0.8㏊ 정도의 피해가 발생했다.

물 부족 현상도 우려된다. 상수도 대신 계곡물이나 지하수를 사용하는 오지마을은 가뭄이 더 계속되면 식수난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급수 지원 말고는 뾰족한 해결책도 없는 상태다.

제천 송학면 한 마을 주민은 “농업용수도 문제지만, 상수도가 없는 오지마을은 가뭄이 더 계속되면 식수난까지 겪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가뭄 피해가 날로 악화하자 각 지자체는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충북도는 도내 11개 시·군과 합동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가뭄 피해 대응에 나섰다.

TF팀은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구분, 단계별 대응에 나선다.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기상청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도 구축한다.

시·군별로 자체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청주시는 예산 2억3천만원을 들여 양수 장비를 구입하고 살수차를 임차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소·중형 관정 개발 사업도 병행한다. 

음성군도 긴급 예비비를 편성, 관정 개발과 관로 설치 사업을 할 계획이다.

선제적 가뭄 대비를 위한 지표수 보강개발사업, 농업생산 기반 정비사업, 한발 대비 용수개발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해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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