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곡사로 향하는 길 소나무들이 만든 경치 압도

 

[충청매일 이재형 기자] 호젓한 숲길을 걷는 것만큼 안전하고 편안한 힐링 방법, 충남 아산 ‘천년의 숲길(사진)’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천년의 숲길’은 아산시 송악면 유곡∼강장∼동화∼궁평리에 걸쳐 조성된 길로, 천년고찰 봉곡사로 향하는 길이라서 명명됐다. 또 봉곡사 주차장에서 봉곡사까지 오르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길로, 높게 솟은 소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장엄하고 기품 있는 경치는 시선을 압도한다.

여기에 햇볕아래 하늘을 덮은 소나무 녹음이 만들어준 그늘 덕에 땀방울은 맺힐 새가 없으며, 나무 사이사이 쏟아지는 햇빛과 나무 그림자를 즐기면서 짙은 숲 내음을 깊게 들이마시며 걷다 보면 답답했던 마음까지 떨쳐낼 수 있는 풍경을 연출한다.

아울러 천년의 숲길은 아름다운 풍광 속에 아픈 역사가 감춰져 있기도 하다.

해당 길을 걷다 보면 빼곡한 소나무마다 ‘V자’ 모양의 골이 팬 것을 볼 수 있는데, 2차 대전 당시 일제가 비행기 연료를 만들기 위해 송진을 채취한 흔적이라고 전해진다.

다시 말해 고마운 그늘을 만들어주고 멋진 경관을 만들어주는 줄로만 알았던 나무도 우리 민족과 고초를 함께 겪어왔던 것으로, V자 상처는 언뜻 나무가 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픈 상처를 묵묵히 치유하고 지긋이 웃는 나무의 모습을 보면 경외심마저 상상된다.

한편 숲길 오르막길 끝 천년고찰 봉곡사가 자리하는데 신라 진성여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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