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우칼럼] 기술 강조의 시대, 그 이면
[조민우칼럼] 기술 강조의 시대, 그 이면
  • 충청매일
  • 승인 2022.05.3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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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충청매일] 바야흐로 기술이 곧 돈이 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그러한 시대의 요구에 발 맞춰 산업기술과 관련한 법적 보호의 필요성으로 인해 법적 제도적인 보호 체계가 정비되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기술과 관련한 법은 크게 소위 특허법과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에 따른 영업비밀 등으로 나뉘어 전자는 등록된 특허를 후자는 각 개별기업 고유의 영업비밀을 보호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각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한 영업비밀의 경우 엄격히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등록의 단계부터 엄격한 심사를 거치고, 그 무효 등에 관한 엄격한 법률절차를 두고 있는 특허법과는 달리 영업비밀을 사후적으로 평가받는 영업비밀보호법의 경우 그 모호성으로 인해서 실무적 악용의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영업비밀의 경우 그러한 등록 절차 없이 법률에서 그 정의로 널리 알려지지 않을 것(비공지성), 그 기술이 다른 기술들과 관련하여 어느 정도 경제적 가치를 가질 것(경제적 우월성), 보유자가 그 기술을 비밀로 관리 하였을 것(비밀관리성)을 정의로 법률에서 제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영업비밀은 사전적으로는 해당 기술이 보호받는 영업비밀인지 쉽게 알 수 없고 분쟁의 결과에 따라 사후적 판단으로만 그 해당성이 인정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영업비밀은 그 내용이 복잡하고, 상당히 광범위하기 때문에 영업비밀의 해당성 여부를 둘러싼 수사와 재판이 수 년에 걸쳐서 지루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실무를 처리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를 악용하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합니다.

예를 들면, 보통 기술관련 엔지니어들의 경우 입사와 동시에 영업비밀보안유지서약서 등을 쓰게 되는데 이 서약서 등을 근거로 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이직 이후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형사고소를 하게 될 경우 당사자는 결론이 도출되기까지 상당 기간 조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 회사와 이직의 갈등을 겪은 엔지니어들이 이직을 하거나 이직 이후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하도록 그 침해를 이유로 형사고소를 남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경쟁업체의 경우 일반적으로 영업비밀침해 등을 이유로 형사고소를 당하게 될 경우 그 피고소 사실만으로도 유무형의 막대한 불이익을 받게 되므로 이러한 점을 노려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기 위한 형사고소 또한 남발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방지책으로 무고 혹은 고소권 남용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겠지만 그 인정 가능성이 거의 없고, 인정되더라도 미미한 금액에 그칩니다.

물론 법에 따른 영업비밀은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법규의 모호성으로 인해 남용의 여지가 생긴다면 자칫 사회적 약자의 부담으로 돌아갈 여지가 있습니다. 고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조사 초기에 상당한 혐의점이 인정될 경우에만 수사를 개시하도록 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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