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감 선거 저조한 관심에 해프닝 속출
사전투표 일부 유권자 “후보 몰라 못 찍었다”
A후보, 사전투표소 앞에 현수막 버젓이 게재
B후보, 중고거래 사이트 이용 선거운동 논란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27일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청주 상당신협 입구 앞 인도에 김병우 충북교육감 후보의 현수막이 교묘히 게재돼 있다.(위) 한편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당근마켓에는 ‘윤건영 후보를 드립니다’라는 매물이 올라오는 등 편법 선거운동이 극에 달했다.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27일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청주 상당신협 입구 앞 인도에 김병우 충북교육감 후보의 현수막이 교묘히 게재돼 있다.(위) 한편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당근마켓에는 ‘윤건영 후보를 드립니다’라는 매물이 올라오는 등 편법 선거운동이 극에 달했다.

[충청매일 최영덕·진재석기자]

교육감 선거에 대한 저조한 관심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7~28일 6.1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실시됐다. 사전 투표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나서며 웃지 못할 장면들이 연출됐다.

지난 27일 가족과 함께 사전투표를 한 청주지역의 70대 유권자는 교육감 선거에 대해 “후보를 몰라 못 찍었어”라며 투표 용지를 그대로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 노인은 자녀들과의 대화에서 “기초의원들도 누가 누군지 모르지만 정당이 있어서 후보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되지만, 교육감 후보들은 몰라서 못 찍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감 선거는 ‘묻지마 선거’라는 비판이 4년 주기로 돌아온다.

이번 충북도교육감의 선거는 김병우 후보의 ‘3선 성공’이냐와 윤건영 후보의 새로운 교육 교체냐에 달렸다. ‘진보 대 보수’ 구도로 양자 대결을 펼친다.

하지만 교육정책 등으로 심판받아야 하는 교육감 선거가 후보조차 모르는 ‘묻지마 선거’에 다양한 편법까지 등장하면서 도민의 피해가 우려된다.

일부 후보는 사전투표소 입구 앞에 자신의 현수막을 걸어놓거나 또 다른 후보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의 거래매물이 되는 등 본의(?) 아닌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 모두 법에 저촉되진 않지만, 법과 규칙을 아슬아슬하게 빗겨 간 선거운동으로 유권자들의 선거 피로감까지 부추기고 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27일 사전투표소로 지정된 청주 상당신협 입구 앞 인도에 충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의 현수막이 게재됐다.

현수막은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지난 26일 오후 늦게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당신협 측은 사전투표소 안내 현수막을 가릴 수 있고 또 정치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판단에 충북도선관위에 민원을 제기해 후보자의 현수막 이동을 요청했다.

그러나 선관위 측은 해당 현수막 게재는 공직선거관리규칙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공직선거관리규칙 제32조는 선거 후보자의 현수막은 사전투표 기간 내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시설 담장이나 입구, 내부 등에 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후보의 현수막의 경우 투표소 입구와 바로 근접·설치돼있긴 하지만, 건물(시설) 입구에 걸린 것이 아닌 만큼 선거법 위반 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해당 후보의 현수막은 사전투표 기간 사전투표소 앞에 버젓이 걸릴 수 있었다.

상당신협 관계자는 “유권자 중 몇 명이나 교육감 후보자의 얼굴을 알고 투표에 참여하겠냐”며 “투표 직전 마주칠 수밖에 없는 현수막은 교육감 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감 후보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당근마켓’에 매물로 올라와 논란 아닌 논란이다. 지난 27일 당근마켓에 ‘호호세상(분평동)’이란 이름으로 ‘4년간 충북 교육을 위해 일하실 모 후보님을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랐다.

글에는 해당 후보의 출신과 약력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글이 올라오자 게시물 댓글 창에는 “요즘 들어 부쩍 선거 홍보 문자가 많이 늘었다”, “듣도 보도 못한 인사들이 교육감 후보랍시고 자꾸만 문자를 보낸다”는 등 선거 피로감을 드러내는 반응이 연이어 달렸다.

작성자는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당근마켓 중고 거래 코너에 올린 지 하루 만에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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