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희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작가의 에세이 제목이다. 뜻하지 않게 만난 책 제목에 이끌려 빌려두고 한참이 지나서야 읽었다. 작가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정을 적은 에세이집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깨닫게 되는 한 가지가 첫 문장이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더 공감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 폭설, 폭우,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재해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며, 예측하기 어려울 거라 말하고 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가 내놓은 ‘2021 글로벌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4대 핵심 지표인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도 등이 작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실패한 인류에 관한 암담한 내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지구가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내가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 위험에 둔감하기 때문이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기상악화와 병충해로 인해 인류는 식량난을 겪고 대형 모래 폭풍에 방독면을 쓰고 생활하는, 흡사 과거로 다시 돌아간 듯한 처참한 모습이 나온다. 저때만 해도 영화 속 일들이 아주 머나먼 미래의 일. 아니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 생각됐다. 하지만 2022년을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마스크가 생활화 됐고 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자연재해를 목도하고 있다.

각종 매스컴을 통해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쓰레기를 무분별하게 버리고 있다. 텀블러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엘리베이터 사용하지 않기 등이 유난스런 행동으로 인식되는 한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 나아가 1.5℃이하로 제한)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개개인의 동참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개인의 인식 전환이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바로 ‘환경교육’이다. 알아야만 기후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충북도는 6월 3일 ‘환경의 날’ 행사 시 충북을 ‘환경교육도시’로 선언하고, 참여하고 실천하는 환경교육을 위해 도민과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자 한다. 

또 6월 3일부터 8일까지를 ‘제1회 환경교육주간’으로 정하고 ‘좋겠다, 배우고 즐기고 나누는 환경교육주간’이라는 슬로건 아래 각종 체험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행사로 도민의 인식변화와 사회적 실천을 이끌기 위해 환경교육 필요성 각인 및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산업혁명은 인류를 보다 잘 살 수 있게 도와줬지만 생존 자체를 위협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 우리는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변화해야 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인간이 살 수 있는 우주공간을 찾는 것보다 개개인의 변화된 행동을 시작으로 전 인류가 지구를 지켜내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관심은 사랑의 시작이다. 오늘 이 시간부터 쉬운 것부터 가까운 곳에서부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에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는 ‘올바른 분리배출하기’부터 실천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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