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 정치인의 유머
[박홍윤 교수의 창] 정치인의 유머
  • 충청매일
  • 승인 2022.05.23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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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강도가 한 남자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면서 “있는 돈 모두 내놔.”라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그 남자는 “이런 일 하면 안 돼요. 나는 국회의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강도가 말하길 “그렇다면 내 돈을 내놔라!” 정치 기사에 댓글을 보면 선플 보기가 어렵지만 이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조크나 유머를 보면 정치판의 싸움으로 화난 감정이 바로 사그라진다.

정치는 갈등이고 그 갈등을 타협과 조정으로 해결하는 것이 민주주의이다. 그 갈등 해결에서 조크나 유머는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인기와 유권자의 신뢰를 받은 유명한 정치인들은 이 유머 감각도 함께 뛰어나다. 그들은 위기일수록 여유와 함께 유머를 통하여 상대와 언론을 제압한다.

공화당 출신으로 미국 40대 대통령에 당선된 레이건이 1981년 총에 맞아서 거의 가망이 없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에서 수술대에 올랐을 때 레이건 대통령은 수술 의사들에게 “당신들이 모두 공화당원이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옆에 있던 부인 낸시 여사에게는 손을 잡은 상태에서 “여보, 내가 몸을 날렵하게 피하는 것을 잊었소."라는 우스갯소리를 하였다고 한다.

영국의 가장 위대한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는 처칠 수상의 유머는 항상 회자하고 있다. 그가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언론인들로부터 첫인상에 대하여 질문을 받자 그는 “신문은 두껍고 화장실 종이는 엷구먼.”이라고 언론의 자신에 대한 비평을 꼬집고 있다. 처칠이 하원의원에 처음 출마했을 때 상대가 “처칠은 늦잠꾸러기 입니다. 저렇게 게으른 사람을 의회에 보낼 수 없습니다.” 그러자 처칠은 천연덕스럽게, “여러분도 나처럼 예쁜 마누라를 데리고 산다면 아침에 결코 일찍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연설장은 폭소가 터졌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윌슨(James Harold Wilson)은 선거 유세 중에 자기에게 폭력을 쓴 사람을 경찰이 연행하려고 하자 “그냥 두게. 그건 자네들 소관이 아니라, 보건성에서 다스릴 문제야…”라면서 자기에게 폭력을 사용한 사람을 은유법으로 정신병자로 몰아붙이고 있다. 또한, 연설 중에 소년이 돌을 던져서 눈에 상처를 입자 윌슨은 “그 소년을 크리켓 운동을 시키라고 하게, 소질이 많아 보이는군…….”하고 그냥 넘겨버렸다고 한다.

최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심야 선거운동 도중에 자신에게 욕설한 시민에게 차를 두드리면 따라가 “욕하는 건 범죄행위다. 다 채증하고 있으니 조심하시라! 싫든 좋든 욕하는 건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금 인사청문회나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여야 모두 삭막하고 격한 어조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면서 자신들의 선명성을 돋보이고자 한다. 그러나 막말이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

우리의 정치인이나 지도자도 유머가 긴장을 완화하고 사실보다 더 진실을 더 잘 전달하고 논쟁과 갈등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얻게 하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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