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글 나들이]표준어와 사투리
[우리 말글 나들이]표준어와 사투리
  • 충청매일
  • 승인 2022.05.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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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명
시인

[충청매일] 몇년전부산분이 탄식을하며들려준 말입니다. 뭐냐면, 옛날에는부산에서 서울로간친구들이 부산에잠시들르면 서울말투를부끄러워하여 잘안쓰려고했답니다. 그런데요즘은 자랑스럽다는듯이서울말을 부산바닥에서쓴다는 것입니다. 이말을듣고잠시웃었는데 생각할수록오래 쓴맛이나는 말입니다. 쉽게말해부산사람들조차 자신들의사투리를 부끄러워하고있다는 뜻입니다.

사투리쓰는게 부끄러운가요? 그럴리가없습니다. 그렇지만현실은 그렇습니다. 방송에서충청도사투리를쓰면 사람들이막웃습니다. 그리고1970~80년대내내 텔레비전드라마의식모들은 모두느려터진충청도사투리를 썼습니다. 말투가그사람의지역을나타내는건당연한데 이것을차별화로인식하는것이 큰문제임을지적하는것입니다.

<사투리>는틀린게아닙니다. 거꾸로<표준어>는 올바른게아닙니다. 한나라는지역으로갈라져있고 그지역에따라 말투는다릅니다. 나라를운영하다보면 그나라를대표하여 외부와교류합니다. 그럴때그나라의기준으로교류해야합니다. 표준어는그래서나온것입니다. 따라서표준어는한나라를대표하는기준이지, 그것이옳다는 것이 아닙니다. 뒤집어말하면 사투리는틀린게아닙니다. 다양한사투리중에서 기준으로삼아야할것이 표준어입니다. 충청도에는충청도의표준어가있고, 경상도에는경상도의표준어가있으며, 제주도에는제주도의표준어가있습니다. 각지역별로모두마찬가입니다. 이와같이나라의표준어는 나라를대표하는기준말이지 지역의사투리가틀렸음을 입증하기위해존재하는것이아닙니다.

하지면현실은 이와딴판입니다. 방송에서는얼결에사투리를쓰면 당사자가알아서'죄송하다.'고하고, 학교에서는마치틀렸다는듯이지적하며, 표준어를제시합니다. 이런행태는 공화당지지자가민주당지지자를욕하고, 민주당지지자가공화당지지자를비아냥거리는것과 똑같은일입니다. 표준어는표준어의노릇이있고, 사투리는사투리의노릇이있습니다. 따로따로제노릇이있는것입니다. 어느것이옳다고 말할수없습니다. 그런데도이것을망각하고 표준어가옳다는듯이 사투리를꾸짖는것이 오늘날모든매체에서 나타나는현상입니다.

특히저처럼글을쓰는사람들은 출판사로부터아주강한통제를 받습니다. 한글파일을띄워서 글을쓰다보면 맞춤법이나표준에어긋나는곳에는 반드시붉은밑줄이쳐져서 꼭고쳐야할것같은생각이듭니다. 온세상이표준어를위한홍보물결입니다. 이런환경에서 사투리는 숨막혀죽을수밖에없습니다.

내가태어난곳에서 어머니한테배운말을쓰는데 그것을부끄러워해야하는것이 오늘날사투리가맞닥뜨린현실입니다. 이모든것은 중앙집중화때문에 일어나는현상입니다. 지역을잊고 중앙만남는것은 결국국적불명의문화로가는길이고 자신을잃는것입니다. 자신이누구인지모를곳을향해 온세상이미친듯이달려갑니다. 표준어라는깃발을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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