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규 충북도 투자유치과장

 

 

필름카메라, MP3 플레이어, 무선호출기(삐삐), 시티폰 등이 당시 최첨단 기술이라고 칭송받았지만, 현재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제품들이 되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신기술과 유행에 민감한 산업계는 마치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처럼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 예측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과거 ‘담배·고추’의 주산지로 표시되던 충북의 산업지도가 ‘반도체·2차 전지’ 등 국가 미래를 책임지는 첨단 산업의 생산기지로 탈바꿈하였으며, 이제는 신재생에너지, 저탄소 녹색성장, 환경문제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노후화된 산업단지의 탈바꿈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단지는 국가 제조업의 주요거점으로, 우리 지역 제조업 생산·고용에도 큰 비중을 차지하며 지역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충북도는 130개의 산업단지에 2천400여개 기업, 10만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충북 전체 제조업 생산액의 59%, 고용인구의 55%, 충북 전체 수출액의 98%를 산업단지가 담당(2019년말 기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산업단지는 노후화에 따른 가동률 및 고용여력 하락, 입주기업 경쟁력 약화 등의 문제가 지속 드러나고 있고, 또한 주력 제조업 성장 둔화, 청년층 중소제조업 기피, 스마트화·융복합화 등 환경변화 대응 지연에 따른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충북도는 2020년부터 지역내 입주기업과 연구기관 등 민·관의 연구와 혁신을 위한 공동노력을 집중한 결과 지난 4월 26일 정부의 산업단지 대개조 지역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충북도의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은 오랫동안 지역의 산업을 이끌어왔던 청주산단을 중심으로 오송생명과학산단, 오창과학산단, 옥산산단을 지능형 융합기술 소부장 산업 글로벌 기술거점으로 재탄생시키는 비전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청주산단을 지능형 반도체산업 특화 첨단형 소부장 가치사슬의 중심으로 육성하고, 오송생명과학산단은 첨단의료, 오창과학산단과 옥산산단은 이차전지·수송기계부품과 지능형 IT부품 산업 중심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전략이다.

충북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이 목표대로 추진되면 2025년까지 생산액 증대 40조원, 수출액 증대 426억달러, 신규 일자리 9천600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조산하(再造山河)’라는 글귀가 있다. 이 글은 임진왜란 당시 실의에 빠져있던 서애 류성룡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적어준 글귀로 ‘나라를 다시 만든다’라는 뜻이다.

400여년 전 국난의 위기 후 나라를 구한 선조들이 들려주는 교훈처럼 2022년 우리 충북은 바야흐로 산업단지를 새롭게 다시 만들어 미래의 먹거리를 대비해야 하는 ‘재조산단(再造産團)’의 중대한 시점에 서 있다.

청주산단과 오송생명과학산단, 오창과학산단, 옥산산단이 소부장 산업의 글로벌 기술 중심지로 재탄생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 주민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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