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들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학생 생활지도와 학부모 민원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11일 발표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29.9%에 그쳤다. 2008년부터 시작된 교원 인식 설문조에서 해당 문항의 응답률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해당 문항에 대한 긍정 응답률은 2016년 52.6%로 절반을 넘었지만 이후 감소해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부터는 매년 30%대 초반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와 대학 교원 8천4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교직생활 만족도를 묻는 문항에서도 만족한다는 답변은 33.5%에 머물러 3년 연속 30% 수준을 보였다. 2016년 70.2%와 비교하면 36.7%포인트 하락했다.

교사들의 만족도를 떨어트린 가장 큰 원인은 학생 생활지도 때문으로 보인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을 물은 문항에 24.6%가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를 꼽았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 22.1%, ‘교육과 무관한 과중한 잡무’ 18.8%로 뒤를 이었다.

최근 1∼2년간 교원들의 사기를 묻는 문항에도 78.7%가 ‘떨어졌다’고 답변했다. 교원들의 사기저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이로 인한 문제점을 묻는 문항에 교원들은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38.1%), ‘헌신, 협력하는 교직 문화 약화’(20.4%) 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교 현장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55.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별로 그렇지 않다는 34.8%, 전혀 그렇지 않다는 21%였다. 교권보호가 잘 되고 있다는 응답은 16.2%에 그쳤다.

교권침해 실태는 지난 9일 교총이 공개한 ‘2021년도 교권 보호 및 교직 상담 활동’ 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했다가 대면수업이 활성화되면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9년 513건에서 전면 원격수업 등으로 2020년 402건으로 크게 줄었던 것이 2021년 437건으로 늘었다.

동료 교직원에 의한 교권침해가 2년 연속 최다를 기록한 것도 특징이다. 2020년 143건을 기록해 처음으로 학부모에 의한 침해(124건)를 앞섰고, 2021년에도 교직원 간 155건으로 학부모 148건보다 많았다. 코로나19 업무를 둘러싼 갈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업 방해 학생들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많았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폭행, 성희롱, 명예훼손 등에 시달려야 했다. 학생인권만 강조하다 보니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어서다. 교총은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사후 처리를 하고 있지만, 당장의 수업 방해와 욕설을 즉시 제지할 수 없어 여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교사 인권이 무너지고 있다”며 “교사의 상실감과 상처가 커 문제 학생 지도를 외면해버리는 경우가 심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교권이 무너진 학교 현장을 두고 교육력 강화를 외친들 먹혀들 리가 만무하다. 교육은 나라의 백년대계라 했다. 교원에 대한 존중의식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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