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이수찬씨, 희귀난치병 딛고 고졸 검정고시 만점 ‘화제’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장애를 딛고 고졸검정고시에 응시해 만점을 받은 이수찬(34·사진)씨가 화제다.

이씨는 다리 근육이 저절로 풀려 걷기조차 힘들게 되는 ‘근위영양증’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다.

지체 장애 1급 중증장애인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몸이 불편해 학교를 그만두고, 집안에서만 지내왔다.

이씨는 2020년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위해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을 때 학생들이 사용하는 의자와 책상을 보며 ‘공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장애인 야학인 ‘해 뜨는 학교(충북교육청 장애인 평생교육시설)’를 통해 검정고시를 접했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독학으로 초·중·고 교과목을 공부했다.

손과 발이 움직이지 않아 교과서, 참고서는 어머니와 옥천장애인자립센터 활동 보조 도우미가 넘기고 눈으로만 공부해야 했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여러 번 공부했고, 잊어버린 내용은 다시 반복해서 암기하곤 했다.

이씨는 충북교육청이 시행한 2020년 2회 초졸 검정고시, 2021년 1회 중졸 검정고시, 올해 1회 고졸 검정고시를 모두 만점으로 합격했다.

7과목을 눈으로만 풀고 답을 말하면 감독관이 OMR카드 답안지에 마킹 하는 방식으로 어렵게 시험을 치렀다.

이씨는 “대학교에 입학해 법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장애인 인권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저와 같은 아픔을 가진 분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독·대필 시험은 과목당 10분을 연장하는데 이 씨는 연장 없이 눈으로만 문제를 풀어 만점을 맞았다”며 “배움을 향한 열정에 나이와 장애가 걸림돌이 될 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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