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만규 충북 괴산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어느 날 초등학생 아들이 반장선거에 출마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특하면서도 걱정이 되어 그 이유를 물어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소위 말하는 ‘인싸(인기인을 뜻하는 신조어)’가 되고 싶다고 한다. “반장은 단지 ‘인싸’가 되는 자리가 아니고 친구와 학교를 위해 봉사를 하고 책임감을 갖고 하는 자리인데, 친구와 학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어?”라고 물으니, 아들은 “안 그래도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약 만들기가 어렵다”라며 고민하는 눈치이다.

이처럼 공직선거뿐만 아니라 학교의 반장선거에서조차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과 공약은 쉽게 생각할 수도 없고, 간단하게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 역시 단지 ‘인싸’가 되기 위해서 출마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역 주민을 대표하기에 우리 지역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정책과 공약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이기에 지역 현안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자에게 투표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의 특성상 오히려 혈연·지연·학연에 의해 투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를 뜻하는 ‘정책선거’는 공약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후보자만의 몫일까?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고려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추진해 나갈 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투표를 해야 하는 유권자의 몫도 크다.

또한 선거가 종료된 이후에도 당선자는 유권자와의 약속인 공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유권자는 당선자의 임기 중 공약의 이행 여부를 평가하여 이를 기초로 다음 선거에서의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선순환구조가 형성될 때 비로소 진정한 정책선거가 이뤄질 수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기에 진정한 정책 중심의 선거로 가기 위해서는 ‘인싸’가 되기만을 원하는 후보자보다는 우리 지역발전과 주민 생활 향상을 위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후보자가 누구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진정성 있는 공약을 제시해 주기를, 또한 유권자는 그런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하기를, 이를 통해 지방선거가 정책선거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