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도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고르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이번 선거 역시 후폭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사심 의혹을 받는 인사가 단수 공천되는가 하면 경선에서 배제(컷오프)된 예비후보자들이 반발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략공천 및 경선 기준이 오락가락하다보니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선거 때마다 빚어지는 현상이 지방자치 30년을 넘겨서도 개선되지 않으니 한심하다.

국민의힘 충북도당은 공천 내홍으로 아예 ‘정우택 진영’과 ‘반 정우택 진영’ 간의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엄태영·박덕흠·이종배 국회의원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 “도당을 독단과 독선으로 사당화하고, 공천관리위원회를 졸속 운영해 부실공천을 양산한 정우택 도당위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후에는 국민의힘 충북도당 공관위원들 간에 맞섰다. 공관위원 일부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엄·박 의원이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이 나왔다는 이유로 공관위를 매도하고, 정 위원장을 단독 전횡을 일삼는 폭군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부당간섭을 중지하라”고 반박했다. 이튿날에는 또 다른 공관위원들이 나서 “공천관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정 위원장의 무능함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정 의원 측과 비청주권 의원 측이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괴산군수 후보는 송인헌 예비후보가 단수 공천됐지만 이에 반발해 탈당한 정성엽 예비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준경 예비후보도 출마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 지역은 송 예비후보가 동일 선거구 3회 낙선자 공천배제 대상이었으나 중앙당이 괴산을 취약지역으로 분류해 예외를 두면서 마찰이 시작됐다.

국민의힘 단양군수 공천은 당초 류한우 군수가 단수 추천했다가 김문근·김광표 예비후보의 재심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3인 경선으로 조정됐다.

보은군수는 한때 6명까지 몰렸다가 컷오프로 3명까지 압축됐으나, 다시 1명이 구제되면서 구관서·구영수·최원태·최재형 예비후보의 4배수 경선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이태영 보은군수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일택 전 영동 부군수도 국민의힘 소속으로 영동군수 선거 출마를 준비하다 “당내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는 상황에서는 공정한 경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입김에 공천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상당수 선거구가 다자구도로 형성되면서 일선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후보들만 고단해졌다.

설사 경선에 참여했더라도 불만을 품고 있으면 패배 시 승복하지 않으려 한다. 이는 또 정당 지지층의 분산으로 이어질 게 뻔하다.

이젠 4년마다 되풀이되는 공천 잡음을 끊어내야 한다. 자기 사람이 아니라고 내치는 공천으로는 지방자치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

지역주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인물이 공천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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