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역설(逆說)이란 반대되는 이론이나 말을 의미한다. 철학에서는 역설을 모순을 야기하지는 않지만 특정한 경우에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논증으로 그 속에 중요한 진리가 함축하여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 역설을 이용하여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대표적 방법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이 담론을 통하여 진리를 찾고자 하는 변증법이다.

이 역설의 논리는 학문영역 이외에 모든 영역에서 논의되고 있다. 종교에서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행복하다고 하고, 불교에서는 물질 등에 얽어매는 번뇌에서 벗어나는 해탈을 이야기한다. 진정한 부자는 돈을 초월한 사람이고 호주머니에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추구하는 성공한 삶을 산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이나 타자를 위한 삶을 살았다.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평생을 타인을 위한 의료봉사에 헌신하였고, 이태석 신부도 같은 길을 갔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아닌 물리학에 헌신을 한 사람이다. 가르치는 사람으로 성공한 사람은 학생을 성공하게 한 사람이고,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아닌 자신을 문학 작품에 던진 사람이다.

삼국지를 보면 역설적으로 이기기 위해 지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정공법보다는 지는 척 후퇴하다가 기습하는 전략을 쓴다. 대부분 경영전략은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나 블루오션 전략은 경쟁하지 않는 전략을 쓴다. 경영전략에서 가장 좋은 전략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이라고 한다. 때로는 적과 동침도 주장한다. 많은 경영전략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패해야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실패할 것을 요구한다. 식당이 성공하여 돈을 많이 벌려면 고객에게 더 많이 주라고 한다.

1천원의 신화를 쓴 다이소는 제품 생산원가로 가격을 결정하지 않고, 가격에 맞추어 제품을 만드는 전략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백신은 역설의 대표적 방법으로 코로나를 예방하기 위해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사한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라고 하고, 예쁜 자식일수록 매로 키우라고 한다. 창의적으로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꾸로 보라고 한다.

상대가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하도록 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할 것을 주장한다. 독재는 역설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고, 민주주의는 역설을 받아들이는 정치체제이다.

역설은 상생과 공존 그리고 변화와 발전의 필요조건이다. 칼 포퍼(Karl Popper)는 역설을 바탕으로 하는 반증 가능성이 없는 이론은 과학이 아니라고 한다. 역설적 사고와 역설적 주장이 없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과 국가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역설이 아닌 반대를 위한 반대는 진정한 거꾸로 생각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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