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문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식
1972년 창간…50년史 등 담아 기념문집 발간
김은숙 회장 “문학 등불 밝힌 선배들에 감사”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중부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종합 문학동인회 ‘내륙문학회’(회장 김은숙)가 25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1972년 4월 25일 창립 이후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내륙문학회는 23일 김수현드라마아트홀에서 기념문집 ‘내륙 50년’ 발간 등 기념행사가 도내·외 문화 예술인 및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풍성하게 열렸다.(사진)

50주년 기념문집 ‘내륙 50년’ 첫 코너에는 창간호부터 58집 표지를 실어 내륙문학 50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임보시인의 축시를 비록해 김은숙 회장의 발간사 ‘내륙 숲길에 문학의 등불을 걸다’에서 내륙문학이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제1부 ‘내륙문학 반세기, 그 도도함에 대하여’에서는 나태주(전 한국시인협회장) 등 도내·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내륙문학회 50주년 의미를 새기는 축하글을 담았다.

이어 창립에 참여한 회원 및 초창기에 활동한 회원들이 내륙문학회와의 인연을 담은 추억의 글들이 수록됐으며 ‘내륙 50년, 걸어온 길의 의미를 새기다’에서 김은숙 회장이 내륙문학회의 출발점과 그간의 과정, 그리고 현재 문학회 활동을 내용으로 50년사를 개괄했다.

제2부 회원 작품실에는 회원들의 작품과 박재륜, 강우진, 박용삼 등 작고 회원을 조명하는 이석우의 글 ‘박재륜의 남한강변, 그 전원의 시학’, ‘박용삼의 독수리는 혼자서 난다를 향한 人情’, 김재국의 ‘고향 충북을 사랑한 작가 강우진’ 등의 작가론이 실렸다.

제3부 내륙문학상 수상작품실 코너에서 1995년 1회부터 2021년 23회까지 역대 내륙문학상 수상 작품을 수록해 내륙문학회 50년을 아우르는 기록물적 문집으로 발간했다.

내륙문학회 창립 50주년 기념문집.
내륙문학회 창립 50주년 기념문집.

 

이날 행사에는 나태주, 이동원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계 인사가 참여해 창립부터 현재까지 50년간 회원인 강준형, 김효동 회원에게 공로패를, 문학회 창립에서 초창기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가 컸던 홍해리 시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어 강준형, 김효동, 안수길, 홍해리 등 4명의 창립동인과 좌담회를 진행해 문인들을 지탱하게 하는 문학정신과 문학단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은숙 회장은 “특별문집 발간이나 50주년 기념행사. 두 가지 일의 중심에 서서 그간의 여러 가지를 되짚고 살피고 고르는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진정으로 내륙문학의 울창한 숲을 만났다”며 “50년 전 내륙 숲길에 문학의 등불을 밝혀 걸어놓으신 선배 문인들의 걸음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을 경험하는 것도 귀했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선배 문인들이 걸어온 문학의 길, 그 열정과 진정성을 다시 새길 수 있었으며 내륙문학회 한 사람의 회원으로서의 더 단단해졌다”고 말했다.

내륙문학회는 현재 40명의 회원이 문학에 대한 진정성을 중심에 두고 문학정신과 작품성을 함양하며 지역 문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회원 상호 간 교류하고 소통하며 매년 동인지 ‘내륙문학’을 발간하고(2021년 58집), 회원 신간 북 콘서트 및 문학 콘서트를 시민과 함께 하며 문학작품을 통한 공감과 소통 및 로컬 문화 예술의 가치를 새겨나가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내륙문학회’는 1971년 충북에서 활동하던 박재륜, 강준형, 강준희, 양채영, 정기환, 홍해리 등 6명의 문인이 뜻을 모아 시작됐다.

이듬해인 1972년 4월 19명의 문인이 참여한 가운데 ‘내륙문학’ 창간호를 발간, ‘내륙문학회’가 공식 창립됐다. 창립동인에는 발기인을 비롯해 강우진(작고), 권성호, 김기태, 김병래, 김영삼, 김효동, 반숙자, 안수길, 안병찬, 정연덕, 최병학, 한병호, 홍경식 등 19명이 참여했다.

내륙문학회는 1995년 7월 임시총회를 통해 내륙문학회의 활성화 방안으로 내륙문학상 제정을 추진, 제1회 내륙문학상을 시상했다. 박재륜, 성낙수, 이인해, 신금철 등 시, 소설, 동화, 동시, 수필, 평론 등 각 장르에서 수상자를 배출했다. 내륙문학회는 이처럼 다양한 장르의 회원들이 문학에 대한 진정성을 중심에 두고 열정적으로 활동하기에, 모든 문학의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문예지 성격의 동인지 발간이 가능하다.

내륙문학회는 개인 차원의 작품 활동만이 아니라, 문학정신 고양을 위한 내륙문학회 주최 행사 및 회원 간 교류, 나아가 문학을 통해 지역과 소통하고 있다.

창립 7주년 기념 ‘회원 시화전’을 비롯해 문인 및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학기행, 여름문학세미나, 역사 기행, 시민과 함께하는 내륙문학 콘서트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에는 시 분과, 수필 분과를 조직해 분과위원회를 운영하며 각기 장르에 맞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 분과는 매월 한 권의 시집을 선정, 집중 읽기와 월 1회 충북 NGO 어울림도서관에 모여 시를 낭독하며 회원 간 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詩를 만나 詩가 되는 時間’을 운영한다.

또 회원 작품집 출간을 6월과 12월 2회로 나눠 시민과 함께 하는 북 콘서트를 운영하며 작품집 발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1972년 초대회장인 고 박재륜 회원은 당시 창간사에서 “경향이 같아서 모인 것도 아니다. 유파가 같아서 어울린 것도 아니다. 다만 산수(傘壽)했기에, 너무 불모했기에 소리쳐 보고 싶었고, 한 그루 나무라도 심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에코가 없는 소리라도, 열매가 없는 나무라도 좋을 뿐”이라며 “문학이란 무엇인가? 흙과 나무와 구름과 별과 삶과 죽음과 인정과 풍속, 현실과 공상을 관심하고 사랑했기에 인간의 모든 의식에 우선해서 그것은 존재하여야 하며 우리에게 환희와 참회와 때로는 준열한 심판과 예언도 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강토를 사랑하듯 ‘내륙(內陸)’에 뭉쳤고 내륙에 아름답고 울창한 숲을 꾸밀 때까지 그 정성을 기우려 보련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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