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내게 설렘을 주는 것이 있다면 무슨 일인가를 시작해보는 일이다. 새로운 일은 나를 세상과 이어주는 창(窓)이자 교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든, 아니든 마음에 충동이 일어나면 한 번쯤은 도전해볼 일이다.

일과 공부, 여행과 운동을 용기 내어 한 발 나아가 보는 그, 해 봄. 그것이 성공으로 가건, 새로운 시련으로 다가오건 맞서야만 진정한 나를 만나게 된다. 무엇을 해 본다는 건 그 행동만으로 값어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5년 전, 몸 담고 있는 문학회에서 회장을 맡으라는 제의를 받았다. 갑작스런 제안에 나는 극구 사양했다. 적어도 회장이라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여 회원들을 단합시킬 수 있어야 하고, 봉사와 헌신이 뒷받침되어 단체를 발전시키고 성과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자신이 없었다.

제의를 받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차에 전 회장은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며 하다가 힘든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겠다며 설득을 거듭했다. 나는 깊이 생각했다. 나는 지금, 하려고 하는 의지를 벗어나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는 것에 익숙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결론은 ‘이 세상에 확실한 정답이란 건 없다, 오로지 자신의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라고 마음을 바꾸니 한결 가벼워졌다.

회장을 맡고 보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은 일부터 루틴화 시키며 선배들의 조언에 경청했다. 삼십 여 년 동안 이어오던 회칙을 개정하고 숙원사업이었던 문학상까지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회원들과 합심하여 ‘여성 백일장’을 개최하며 문학회의 위상을 높이며, 지역 문학에 서서히 교두보 역할을 해나갔다. 연말이 되어 동인지 출판 기념식과 제1회 00 문학상을 수여하면서 회원들과 축배를 올렸다. 문학회는 더욱 활기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되돌아 보면 회장직은 결국 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키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내 자유를 빼앗길 거라는 소심했던 마음은 오히려 내 안의 가치를 되찾으며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되었다.

고단함 속에서도 해 본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고, 기쁨을 찾는 일이다.

혹독한 추위가 지나야 따뜻한 봄이 온다. 꽃도 저온순화 과정을 보내고 나서야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이렇게 해 봄으로써 돈, 명예, 권력의 빛이라는 뜻하지 않은 커다란 결과가 따라오기도 하거니와 나아가 사랑과 존경받는 사람으로 더 높이 떠 있는 영광의 빛을 차지할 수 있다.

해 보지 않고서는 밝음도 향기로운 향기도 찾아오지 않는다. 해를 보기 위한 시련과 역경은 누가 더 간절하게 도전을 하는가를 말한다.

앞으로 나는 계속 도전할 것이다. 설령 고난과 어려움이 찾아오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무릇, 결과가 보여 도전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니까 결과가 보이는 것이 아닐까 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을 꿈꿔보는 상상만으로도 행복의 빛은 나에게로 비추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