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내과 원장

 

환자에게 당뇨를 설명 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당뇨병이 인슐린이 부족해서 생기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인슐린이 도대체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물질이기에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혈당을 높이고 여러 가지 대사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걸까?

우리가 밥이나 빵과 같은 탄수화물을 먹으면 소화기관에서 소화 작용을 통하여 혈중에 포도당의 형태로 흡수가 된다. 이 포도당은 우선 간에서 1차적으로 대사를 거쳐 60% 정도는 글리코겐으로 흡수되고 나머지 40% 정도가 순환계로 배출되어 골격근과 심근 및 지방조직으로 흡수돼 에너지원으로서 여러 대사가 이루어지게 된다.

인슐린은 이 과정에서 세포벽의 포도당 수용체(GLUT)를 활성화 시켜서 포도당이 세포내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만약 인슐린이 부족해서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하면 고농도로 혈관에서 쌓이면서 여러 가지 대사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당뇨병인 것이다.

우리 몸의 인슐린 분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세포가 포도당을 충분히 이용하고 남은 경우는 인슐린에 의해 지방조직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저장되게 된다. 따라서 과다한 탄수화물의 섭취는 여분의 지방을 더 축적시키고 비만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옛날에도 우리 인간은 주식으로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를 해왔지만 근래에 비만이 더 증가하는 이유는 우리가 예전보다 좀 더 정제된 형태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반면 단백질만 섭취했을 경우에는 소화작용 후에 아미노산의 형태로 흡수되며 이 아미노산들은 인슐린과 반대 작용을 가진 글루카곤의 분비를 좀 더 자극하고 이 글루카곤이 간에 작용하여 저장돼 있던 당원의 분해, 당 신생 및 케톤생산의 촉진 등의 역할을 한다. 이처럼 섭취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비율에 따라 췌장에서의 호르몬 분비가 달라지는데 주로 단백질만 섭취 할 경우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분비가 같이 자극되며, 탄수화물만 섭취 할 경우 인슐린 분비만이 주로 자극되어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쪽으로 좀 더 작용한다. 

인슐린은 췌장 소도의 베타세포에서 생성된다. 정상인의 경우 하루 40∼50 단위의 인슐린이 분비되며 혈장 포도당 농도가 80∼100mg/dl 미만일 경우에는 인슐린의 분비 자극이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포도당, 아미노산, 케톤, 각종 영양소, 위장관 펩타이드 및 신경 전달 물질 등이 있으며 이중 포도당에 의해 가장 강력하게 자극을 받는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은 이중 가장 강력한 인크레틴으로서 소장의 L 세포에서 분비되어 혈당이 공복 수준 이상일 때에만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따라서 포도당을 정맥으로 직접 주입시 보다 경구로 소화기관을 통해 흡수 할 경우 인크레틴에 의해 더 강력한 인슐린 분비 자극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인슐린과 글루카곤이 포도당의 대사 중간과정에서 서로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한 가지 원칙은 인슐린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호르몬이며, 글루카곤은 주로 간에 작용해 포도당의 신생과 당원 분해를 통하여 개체를 저혈당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똑같은 음식을 먹고도 살이 찌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인슐린을 되도록 자극하지 않는 당지수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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