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충청매일] 지난주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가 470명까지 증가하였다. 3월 24일 통계에 의하면 사망자의 93.8%가 60대 이상이다. 80세 이상이 67.23%, 70대가 20%, 60대가 6.6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일일 400명대에 이르는 사망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늙으면 죽는다는 생로병사의 법칙을 보여준다.

코로나19와 관련된 사망자의 대다수는 심근경색, 심부전, 고혈압, 치매 등의 기저질환자이고 순수하게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는 5% 미만이라고 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사망자는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고령자이다. 이를 근거로 소상공인을 위해서 거리두기와 시간을 완화해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방역정책을 보면 코로나19와 관련된 사망자들은 죽을 사람이고 단지 코로나19에 의하여 조금 빨리 죽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렇게 사망자가 몇 10배 늘어나도 대통령은 한마디 말도 없고, 국무총리만이 매일 얼굴을 내밀면서 잘하고 있다고 한다. 늙으면 죽는 것이 당연한데 왜 누적 치명률이 0.13%밖에 되지 않는 사망자 통계를 가지고 비난하는가?라고 말한다.

지금 사망자들을 보면 60대 이상으로 요양시설에 입원하여 있거나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보리고개에 태어나서 산업사회의 일꾼으로 자기 삶을 바치고, 정보화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다.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은 정치인들이 목숨처럼 생각하는 표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하니 대선 기간에 후보자들은 표가 되지 않는 이들을 위한 정책은 없고 표가 되는 소상공인에게 돈 퍼주겠다는 코로나19 공약만 즐비하게 내세웠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을 거치면서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지만, 치명률은 독감처럼 낮아지고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이러한 정부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사망자가 늘어서 삼일장을 꿈도 못 꾸고, 빈소를 꾸미는 국화 값이 급등하여도 정부와 위정자들은 사망자에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은 정점을 지나고 있고,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도 여유가 있으며, 치료제도 충분하게 확보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늙으면 죽는 것이 당연하니 치명률이 낮은 사람들은 걱정하지 말고 일상생활하면서 코로나19에 걸리면 알아서 독감처럼 치료하거나 감기약 먹고 일주일간 쉬면 된다는 식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간이 어떻게 죽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행복의 척도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는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을 줄여주고 있다.

늙으면 죽는 것이 당연하지만, 코로나19로 더 빨리 죽고, 화장장이 부족하여 제때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죽음은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사망률과 치명률이 낮다고 늙으면 죽어야지 하는 사람과 전체 노령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기저질환자를 그냥 죽게 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