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노영민 공천 불가론 제기
곽상언 변호사, 6월 지방선거 출마 움직임
국민의힘 박경국·이혜훈, 당내 경쟁 치열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이시종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충북도지사 선거 지형이 새롭게 바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유일하게 거론되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당내에서 공천 불가론, 출당 조치 등의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노 전 실장의 독주로 예상됐던 당내에서도 다른 후보자가 거론되고 있으며, 국민의힘에서도 다수의 후보들이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어 당내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민주당 권지웅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인사 공천 불가론을 제기했다.

권 위원은 “문 정부에서 책임 있는 사람이 지방선거에 다시 공천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장관이었거나 핵심적인 역할을 했거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단호하게 공천에 개입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부동산 정책 실패 등 비판을 받고 있는 노 전 비서실장과 김현민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두관 국회의원이 지난 11일 대선 패배와 관련해 노 전 비서실장 등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 같은 비판 목소리에도 노 전 실장은 충북지사 선거 출마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속에 당내 경쟁자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민주당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 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단체장에 출마하려는 지역위원장은 선거 120일 전 사퇴하도록 규정해 놓았다. 다만 중앙당은 대선을 이유로 사퇴 기한을 2월 2일에서 3월 12일로 늦췄다.

곽 변호사도 이때를 맞춰 위원장직에서 물러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대선이 끝난 뒤 제기된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역할론’과 맞물려 곽 변호사의 충북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명확한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있는 곽 변호사가 출마할 경우 노 전 실장과의 당내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제일 먼저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박 예비후보는 “충북도에서 대부분 공직생활을 했고, 일선 행정에서 중앙행정까지 두루 섭렵한 전문 행정가로 도정을 속속 파악하고 있다”며 “충북을 가장 잘 알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있는 ‘준비된 도지사’”라고 밝혔다.

특히 박 예비후보는 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혜훈 전 국회의원에 겨냥해서도 쓴 소리를 했다. “도지사라는 자리는 퇴출된 정치인들의 종착지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유명세를 앞세워 출마하려는 분, 얼토당토 않는 지역 연고를 운운하며 출마하려는 분들의 자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나 전 원내대표가 사실상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부친의 고향이 제천으로 ‘충북의 딸’을 자처한 이혜훈 전 의원은 충북지사 출마를 내비쳤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0일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해 “충북은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노련한 요리사를 만나지 못해 날아오르지 못한 것”이라며 “지금은 노련한 요리사와 공정을 구현할 경제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외에 경대수 전 국회의원, 박덕흠 국회의원, 이종배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충북지사 선거가 민주당 노 전 실장과 국민의힘 다수 후보 간 대결 구도에서 새롭게 짜이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대선이 끝나면서 충북지사 출마 후보군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갈 것으로, 당내 경쟁과 각 정당의 대결 구도 등이 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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