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오송중학교 교감

 

상상의 세계는 정말 멋지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현실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곳이 상상의 세계이다. 상상력은 기발한 즐거움이 되기도 하고, 위대한 창조자가 되기도 하며, 때론 아름다운 동화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상상력은 합리적 사고를 강조하던 르네상스 이전까지는 주목받지 못했다. 더구나 예술조차 자연의 모방으로 보는 개념이 확립되어 있었기에 상상력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경험주의적 사고를 거치면서 비로소 다른 직관이나 상상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현재는 어떤 능력보다 상상력을 중시한다.

그래서일까. 매년 노벨상이 발표되기 직전에 하버드대에서는 희한한 과학상을 발표한다. 바로 ‘이그노벨상’인데,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상으로 수상자의 심사와 선정은 실제 노벨상 수상자들이 맡는다. 재미있고 엉뚱하지만 ‘쓸데없다’라는 편견에 굴하지 않는 과학적 상상력과 열정에 주는 상이다. 그리고 예술적 상상력은 눈에 보이는 것 너머 보이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힘이며, 미래 세계의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가가 상상하고 만들어낸 세계는 많은 사람들을 자극하고 영향을 주어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한다.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현실로 끄집어내어 다른 사람과 공감하며 예술가는 세상과 소통한다.

이처럼 상상력은 사람만이 지닌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명은 상상의 산물이며, 최첨단 발명품도 그 출발점은 상상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상상이 창조의 씨앗이 되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 발전시킨 것이다. 축복받은 것이 분명한 힘, 바로 상상력이다. 팍팍한 현실을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힘, 지금 한국의 상상력에 온 세계가 집중하고 있다. ‘기생충’에 이어 ‘오징어 게임’으로 폭발한 K-컬처의 힘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예측 밖의 상상력은 몰입과 긴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오직 기발한 상상력 하나로 세계의 문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다.

그럼 상상력은 과학이나 예술에서만 필요한 것일까. 어찌 생각해보면 상상력과 상관없어 보이는 정치나 행정, 사회 전반에도 상상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실 세상 많은 물건은 상상력에서 기인했으며, 일상생활 곳곳에 상상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그러기에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정체할 수밖에 없다. 또한 미래를 상상한다는 것은 특정인만의 자질도 아니다. 결국 세상은 질문하고 상상하는 자만이 바꿀 수 있으며, 상상력은 일상적 업무에 함몰되면 작동하지 않는다. 상상력은 유희의 부산물이며, 놀아야 상상력이 작동하고 창조할 수 있다.

그런데 상상력이 언제나 환영만 받는 것은 아니다. 간혹 허무맹랑하다며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부정적인 자세로 무엇을 바라보면 발전할 수 없다. 비판보다는 더 좋고 더 나은 삶이 어떤 모습인지 상상해 보라. 그 상상을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과거보다 무한한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리고 변화 이면의 어둠도 잘 살펴야 할 때다. 물론 세상 모든 일이 생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생각지도 못했던 멋진 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말이다. 잠든 당신,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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