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시민들은 21대 총선 4개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었다. 덕분에 충북에서 2년 가까이 정치적 우위를 유지해 왔다.

청주시민들이 민주당의원들을 전폭 지지한 것은 5년 전 촛불시민혁명 덕분이다. 180석으로 의회는 혁신하고, 검찰개혁도 이루고, 사회도 개혁하라는 시민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박빙으로 패했다. 21대 국회가 시작된 후 거대여당이 된 민주당은 국민의 성원에 답하지 못했다.

검찰개혁을 비롯한 각종 사회개혁은 물론이고 각 지역구 의원들의 의정활동 역시 거대여당이 할 수 있는 몫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

충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충북도당은 대선에서 방심했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이 투표 결과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시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불과 2년여 만에 물거품으로 만든 것이다.

21대 총선 직후 정정순 의원의 의원직 박탈을 비롯해 5선에 입성한 변재일 의원은 20년이라는 국회의원 경력이 무색하다. 오창산업단지라는 특수 환경이 만들어준 ‘운 좋은 의원’일 뿐이었다.

도종환 의원 역시 다르지 않다. 비례대표로 출발해 어렵지 않게 3선을 유지 하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으로서 정권유지와 지역민심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셈이다.

대선기간동안 민주당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에서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았다. 충북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없다.

한마디로 청주에서 정치적 우위를 점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만했고, 패배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후부터 혁신하겠다는 말을 수시로 해왔다. 하지만 혁신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없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정책 보좌에도 실패했다. 대통령의 정책과 인사방향이 국민의 뜻과 다르다면 직언할 수 있어야 했다. 민심의 이반이 확실한 사안에서도 용기를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윤호중 원내대표도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 하루빨리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조직을 재정비하고 제대로 민주당을 쇄신해야 한다.

무기력한 거대여당에 머물지 말고 일당백이 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차기 당대표는 민주당을 제대로 혁신하고 쇄신할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

벌써부터 누구에게 공천을 주니 마니 하는 싸움으로 자신들의 자리만 탐하려는 의원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선패배의 씨앗이었던 이들이다. 남은 2년 동안 공천다툼으로 지리멸렬해지지 않기를 바란다.

3선, 4선, 5선 의원들의 욕심이 이전투구(泥田鬪狗) 한다면 민주당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국민을 위해, 지역구 주민을 위해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못했는지 먼저 반성하기 바란다. 공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들이 할 일을 다 했느냐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

예부터 충북의 민심이 대선 풍향계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충북도당은 충북의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민심의 정확한 흐름을 읽지 못했다. 왜 주민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뼈를 깎는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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