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주성 변호사

[충청매일] 뽑을 사람이 없다던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 대한 평가와 달리 국민들은 역대급 사전투표율로 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있습니다. 그 표가 승자의 표든, 패자의 표든 혹은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제3지대의 표든 모두 하나하나의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국민의 소중한 의사입니다. 높은 투표율은 뜨거운 국민의 관심을 의미하고 사후적으로도 집권 세력을 향한 견제의 기능을 하기에 그 중요성은 선거 이후에도 이어집니다.

그러나 코로나 확진자 등에 의한 사전투표 과정의 논란은 옥의 티입니다. 기표된 투표용지가 쓰레기 봉투, 박스 등 공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돌아다니고, 심지어는 개표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타인에게 지지후보가 공개되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손으로 투표함에 넣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굳이 어려운 법적 판단이 아니더라도 초등학생도 다 알고 있는 선거의 기본원칙 즉 직접, 비밀선거의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유권자들에게 난동을 부렸다는 선관위 사무총장의 발언이나 그 문제점으로 본투표의 투표의사를 유보한 체 투표소를 떠난 유권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사실상 본투표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 등을 보면 선관위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이 과연 올바른지도 큰 의문입니다.

이에 대한 선관위의 핑계 또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듭니다. 법대로 진행하였다거나 심지어는 사실상 코로나 확진자의 투표 예측을 잘못해 혼란이 발생한 것이라는 말 같지 않은 변명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원활한 선거업무의 진행을 위해서는 당연히 100% 투표를 한다는 전제 아래 모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고, 1투표소 1선거함의 법을 지켰다고는 하나 하나의 법을 지켰다고 하여 다른 하나 즉 비밀 직접 선거의 원칙의 훼손이 일어나면 이를 위법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적어도 대통령 선거라는 중요한 선거에 있어서 부실투표라는 오명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부실투표의 결과는 참혹합니다. 이미 그 공정성에 관한 의심이 들고 이는 자칫 크나큰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기표가 공개된 투표용지와 관련하여 유무효의 판단이 엇갈려 누군가의 국민의 의사는 전혀 엉뚱하게 무시되는 결과가 발생하였고, 정당한 문제제기를 통해 본투표의 투표의사를 전제로 현장을 떠난 유권자들은 투표권 행사의 불가의 불이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무형의 불이익은 가늠할 수 없고, 어떠한 방식으로도 그 회복불가능해 보입니다. 그 모든 것이 원만한 선거진행의 의무가 있는 선관위의 상황판단착오 즉 국가 권력에 의해서 작용된 불이익이라는 점에서 유감(遺憾)입니다.

부랴부랴 선관위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도 직접 선거함에 투표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선거에 있어서 결과는 어쩔 수 없이 선출을 해야하는 특성에 따른 불가피한 결론에 불과한 것이고 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사인 것이고, 이는 충분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아무쪼록 본투표에서는 사전투표와 관련한 혼란과 그에 따른 국민의 불이익이 없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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