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분 발굴조사 결과…무덤 입구에서 토기 2점 발견

 

[충청매일 전재국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여 왕릉원 4호분의 발굴조사(사진)를 추진한 결과 백제시대 장례문화의 일면을 밝혀줄 수 있는 토기 2점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여 왕릉원에는 일제강점기(1915년, 1917년)에 확인된 6기의 고분과 1966년 보수정비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1기의 고분이 정비돼 있었으며 당시 고분들의 조사내용이 소략할 뿐만 아니라 사진과 도면자료도 매우 부족한 편이어서 백제시대 장례문화를 파악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4호분의 경우 도면조차 남아 있지 않고 정비된 봉분의 규모와 위치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가장 먼저 재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조사 결과 4호분은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 시신을 안치한 방), 연도(羨道: 고분의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 묘도(墓道: 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로 이루어진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분, 橫穴式石室墳)으로 확인됐다.

또 상부구조인 봉분도 비교적 잘 남아 있어서 백제시대 왕릉 축조방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도 확보한 바 있다. 이러한 조사내용은 향후 복원과 정비까지 고려해 전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했다.

4호분 무덤 입구(묘도)의 바닥 양쪽에서 매납(埋納)시설 2기가 처음 확인됐으며 매납시설 안에는 토기를 똑바로 세워 넣은 뒤 편평한 판석을 뚜껑으로 덮은 형태로 확인됐다.

이러한 시설은 백제 고분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로 백제시대 장례문화와 관련된 중요한 자료로 주목된다.

묘도를 축조한 뒤에 다시 묘도 바닥을 파고 토기를 매납한 것으로 보아 당시 제의과정을 복원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토기에 담긴 내용물을 밝히는 것도 당시 제의과정을 보다 분명히 보여주는 단서가 될 것으로 판단되고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과 협업해 토기 내부에 쌓인 흙에 대한 유기물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대사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에 확인된 매납시설은 백제 사비기 장례문화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오는 3월부터 3호분(서하총)의 발굴조사를 추진한다. 3호분은 지난해 조사됐던 4호분 남쪽에 인접해 있어 부여 왕릉원 내 고분의 입지와 조영 순서 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성과가 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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