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각 당의 후보들은 한 치의 양보 없는 표발 갈이를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온갖 비리로 얼룩진 네거티브 공방은 이번 대선에서 유독 심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선거전이다. 

대선 출마 후보는 물론, 후보 부인의 비리까지 폭로전으로 일관, 민심으로 판가름할 선거가 혼탁하다 못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국민들의 우려 섞인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 사회에는 무수한 단체들이 공정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대다수의 단체들은 사회의 부정과 비리, 불평등, 환경 문제 등에 대한 감시자로서 밝은 사회를 만드는 데 누구보다 앞장서 국민의 삶을 지켜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그런데 사회적 모범을 보여줘야 할 공법단체의 장인 김원웅 광복회장의 비리가 드러나 국민들은 아연실색을 넘어 공분하는 모습이다. ‘광복회’는 오직 국가의 독립을 위해 일제에 맞서 목숨을 바쳐 싸운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으로 구성된 단체의 공식 명칭이다.   

광복회는 일제의 강탈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당시 재산뿐만 아니라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바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얼을 추모하는 단체로 각인됐다. 또 그 유족과 후손들로 구성된 단체로, 모든 국민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는 데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단체보다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광복회가 회장의 부정한 비리로 얼룩지는 모습은 국민의 반감을 사 안타까울 뿐이다. 광복회 출발 이후 제21대까지 이어지는 동안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중도 사퇴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더 그렇다.

비리의 원인은 국회 내에서 운영되는 ‘헤리티지815’ 카페의 수익금 횡령이다. 이곳 카페 운영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을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한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김원웅 회장은 개인적인 목적으로 비자금 조성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김 회장 비리의 감사를 실시해 비자금 7천200여만원 규모를 밝혀내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했다. 한복과 양복 구입을 비롯해 이발비, 마사지 등 비리내역도 다양하다. 독립유공자 후손의 장학지원금 지원을 위한 사용 목적이 아닌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사용됐다면 당연히 일벌백계의 엄벌이 적용돼야 한다는 게 국민의 여론이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2020년 윤미향 전 정의연 대표(현 국회의원)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국민 지원금을 개인계좌로 불법 모금한 사실이 밝혀져 검찰에 고발돼 현재 재판 중이다. 곽상도 의원(전 국민의힘)도 50억원 수뢰혐의로 구속돼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부정과 비리 문제는 후진국형 부산물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글로벌 경제적 규모로 볼 때,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는 자긍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공직사회는 물론, 사회 지도층 인사의 청렴한 행동만이 만연된 부정과 비리를 몰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이제는 공정과 정의에 반하는 부정과 비리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국민 스스로 차단하는 문제의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정·비리에 대한 발본색원은 물론, 일벌백계 중벌로 다스려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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