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가 채 20여 일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이번 선거에 모두 14명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는 것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후보들의 토론회가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그리고 국민의 당에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만 진행되고 나머지 군소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소외감이 드는 상황이다.

민주주의 다양성이라는 특성을 보면 않은 후보가 출마한 것이 변화된 민주주의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언론이 다뤄주는 인물은 4명, 심지어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어 민주주의 선거가 지닌 장점이면서도 맹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아니할 수 없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는 대부분의 국가가 대의제인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성패를 가름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공약, 정책, 자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후보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어떤 후보자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이는 국가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선거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것 이외에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선거는 대표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여 국정 운영을 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끔 한다. 또한 대표자에 대한 통제 기능도 담당하는데 공약을 실행하지 않거나, 국정 운영 능력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비리 의혹이 있는 대표자는 다음 선거에서 다시 표를 얻지 못하게 된다. 선거는 국민이 대표자를 선출함으로써 스스로 정치 과정에 참여한다는 주권 의식을 함양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견과 이익이 표출되고 집약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에 터를 세우고 공익을 우선하면서 균형 잡힌 사고와 정확한 판단력으로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인물이다.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은 적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선 엄중한 잣대를, 타인과 국민을 향해선 너그러움과 자애로움을 지닌 자들이어야 한다.

실제적으로 14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당선여부는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간의 압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나머지 12명의 후보들은 무엇을 위해 3억원의 기탁금을 내며 이 나라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까. 솔직히 당선 가능성도 거의 제로인 상황에.

이것이 민주주의가 지닌 다양성과 개인주의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14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당선은 오로지 한 명뿐이고 나머지 12명은 선거 후보등록에 낸 기탁금 3억원에 대해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할 상황인데도 자신들이 지닌 민주주의의 의미, 자신들이 알리고자 하는 민주주의 다양성, 그리고 자신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 생각과 이념을 표명하고자 출마한 군소후보들 때문에 이 땅의 민주주의가 꽃피워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국민들은 당선 가능성이 있는 2명의 후보에 대해서만 보지말고 나머지 12명의 후보들에 대해서도 깊이 관찰하고 그들이 표명하는 민주주의 다양성과 개인주의가 무엇인지 곰곰히 따져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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