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랑 청주오송도서관 사서

 

[충청매일] 작년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드라마는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킨 드라마였다. 조선의 중흥기를 이끈 정조대왕과 성덕임의 로맨스는 현재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일으키기 충분한 소재였다.

특히 정조시기는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표현하듯이 사회, 경제, 문화가 크게 발전한 시기였다. 조선의 三園(삼원)이라고 일컬어지는 겸재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중 두 명이나 정조 시기에 활동했던 화가였으니 그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지금 소개하려는 책은 이 시기 가장 빛났던 화가인 단원 김홍도의 인생을 반추하는 책이다. 우리는 역사책에서 단원에 대해서 외우기만 했지, 정작 단원의 삶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긴 저자는 김홍도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거듭하여 ‘천년의 화가 김홍도’를 저술했다.

본 책에서는 정조대왕의 어진화가로서 총애받았던 초기의 삶을 비롯하여, 48세의 나이에 첫 아들을 얻고, 60세에 죽기까지의 고단하고 가난한 말년의 삶을 사실적으로 다루었다. 청년 시기의 야심이 드러난 국보 139호 군선도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풍속화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씨름, 서당이 그려져 있는 풍속도 화첩, 정조의 명을 받아 금강산 및 관동팔경을 유람하며 그린 금강사군첩 등 그가 남긴 작품들은 대부분이 국보이며 보물이다.

그 중에서 추성부도(秋聲賦圖)는 여러 가지로 흥미를 끄는 작품이다. 추성부도는 ‘가을소리에 관하여’라는 의미로 중국 송나라 구양수 ‘추성부’를 표현한 그림이다. 어느 가을 밤에 방안에 앉아 책을 읽던 구양수가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끼고, 아이를 불러 무엇이 소리를 내는지 보고 오라는 것을 표현한 그림이다. 이 작품은 1805년에 그려진 그림으로, 김홍도가 죽기 전 해의 겨울이다. 이때 김홍도는 59세로 12세의 어린 아들과 출가한 딸의 문제 및 천식으로 건강마저 좋지 않은 시기였다. 이 시기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마지막 작품을 남긴 것이다.

예술가의 삶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통 사람이 걷기에는 고되다. 하지만 그들의 삶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임인년 새해를 맞아, 치열한 삶의 의식을 갖고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떠할까?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