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충청매일] 지난달 어느 모임에서 설 명절 선물로 쌀 한 포대를 받았다.

설을 앞두고 쌀을 들고 오며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모임은 명칭부터 ‘5+1모임’이라는 색다른 느낌을 나타내고 있다.

모임태동은 2020년 충북 산림환경연구소에서 실시한 ‘실내식물 전문가’ 양성과정에서 만난 5명에다 나중에 1명이 추가 합류했다.

정년퇴직 후 숲 해설가 자격을 취득하며 숲에 입문했는데 실내 식물도 숲과 관련이 있고 특히, 교육장인 미동산 수목원은 필자의 고향이라 솔선하여 지원했다.

강의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옛 추억이 담긴 고향마을의 교육장에 들어서니 안면이 있는 사람이 몇 명 눈에 띠어 반갑게 인사했다.

아는 사람끼리 옆자리에 앉아 강의 듣고 실습시간에는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때 되면 식사도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다.

교육을 모두 수료하고 헤어지기 섭섭하여 인근의 커피숍으로 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 누군가 우리 모두 숲을 배우는 사람들이니 주기적으로 만나는 모임을 조성하자고 제안 의기투합하여 출발했다.

총무는 집이 진천이라 갈 때 편의를 위해 자기 처도 숲을 공부하는 사람이니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하여 ‘5+1모임’ 명칭이 정해졌다.

이 모임에서도 만날 때마다 자기가 직접 담은 술을 꼭 하나씩 가져와 회원들을 즐겁게 해주며 모임의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부부는 서로 닮는다고 처는 시인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봉사도 많이 하고 올 때마다 음료를 준비해와 모임 마무리를 기쁘게 해주는 천사 같은 사람이다.

이번에 설 선물로 받은 쌀도 자기네가 직접 재배하여 수확한 ‘생거진천 쌀’이라 선물의 가치는 말로 표현할 수 없고 감사하다.

쌀을 들고 오며 힘이 들다보니 쌀에 대한 소중함이 더해지고 지난시절 배고팠던 기억에 작고하신 부모님이 그리워지게도 했다.

무겁게 들고 와 전에 사다 놓은 쌀 옆에 나란히 놓으며 아내보고 쌀이 두 포대라 마음이 푸근하다고 자초지종을 얘기하며 옛이야기를 이어갔다.

세월이 변하고 잘사는 세상이 되어 요즘은 선물 풍습도 달라졌지만 쌀은 예나 지금이나 주식이기 때문에 삶에 기본 양식으로서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설에 쌀 선물을 받으니 흰 가래떡 추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지난시절 설 때면 가래떡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는데 방앗간이 면내 한곳밖에 없어 새벽부터 준비해 나가도 밤늦게 왔고, 오자마자 조청이나 참기름 찍어 먹을 때 맛과 기분은 영원히 잊을 수가 없다.

그때는 떡이 귀했기 때문에 이웃 간에 나누어 먹는 풍습이 동네마다 있어 친구들 모이면 옛이야기 하며 지난시절 추억을 살리고 있다.

근래 쌀이 풍족하다 하여도 우리주변에는 아직 쌀이 없어 굶주리는 불우이웃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항시 절약과 나눔의 삶의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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