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드디어 20대 대선후보의 첫 TV토론회가 오늘 밤 열린다. 설 연휴 기간 가족들과 함께 밥상머리에서 대선후보들의 자질을 보고자했던 유권자들의 바람이 무산돼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TV토론이 성사된 것에 관심이 뜨겁다.

이번 TV토론은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합동 초청으로 이뤄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여야 대선후보 4명이 참여한다. 지난달 31일 예정됐던 이·윤 후보의 양자토론이 공방만 벌이다 불발된 뒤 4명의 후보가 모두 참석하는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후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역대 TV토론은 대선 결과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코로나19로 대규모 현장 유세보다 비대면 선거운동이 중요해진 게 이번 대선이다. 대면 유세가 제한된 상황에서 후보들의 비전과 능력을 검증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TV토론의 파급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TV토론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토론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유권자도 상당수다.

여론조사전문업체 서던포스트가 CBS의뢰로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TV토론회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75.6%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33.4%가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42.2%가 ‘어느정도 그렇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TV토론 시청 의향에 대해선 46.6%가 ‘꼭 보겠다’. 40.5%가 ‘가능하면 보겠다’고 답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에서도 부동층 가운데 과반(55%)은 “토론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지 후보를 밝힌 응답자도 33%가 “토론 결과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표일이 한달여 남은 시점에서 벌어지는 이번 TV토론은 남은 기간 대선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중도층과 부동층의 향배도 어디로 가야 할지 결심을 굳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초박빙의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윤 후보는 물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할 안·심 후보에게도 이번 TV토론은 사활을 걸 명분이 충분하다. 누구에게는 지지세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시간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중도층과 부동층의 표심을 가져오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기회일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중이다. 양강 후보 본인 및 가족을 둘러싼 네거티브 싸움에 포퓰리즘 공약 남발로 국민의 피로감이 쌓인 탓이다.

TV토론은 유권자에게 후보의 미래 비전과 민생정책, 국정 운영 능력 등을 한 자리에서 비교 검증해 보일 수 있는 자리다. 어렵게 만들어진 TV토론회가 정책경쟁의 장이 될지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질지는 후보들의 선택에 달렸다. 자신의 자질을 충분히 드러내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도모하는 생산적인 토론회가 되길 기대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