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오미크론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2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1만4천518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국내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온 이후 56일 만에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방역을 ‘오미크론 대응 단계’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폭증 사태를 맞고 있다는 느낌이 적지 않아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오미크론의 확산세는 심상치 않아 보인다. 설 명절과 맞물려 급격하게 늘어난 확진자 수는 2월 하순엔 하루 2만~3만 명까지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10~20만명까지도 내다보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상황을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 국내 방역체계는 오미크론 확진자 3만 명은 처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더 이상 규모가 커지지만 않으면 안정적으로 고비를 넘길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나온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오미크론 유행 뒤 안정적인 위드 코로나의 길을 모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역당국도 지난 25일 “오미크론 감염 선행 국가들에서 (집단면역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우리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국은 오미크론 대응단계로 방역체계를 전환해 내달 3일부터 단순 의심자는 선별진료소나 지정 병·의원에서 자가검사키트로 하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일 때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미접종자와 전체 사망피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다. 문제는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가 PCR 검사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 민감도가 의료인이 해도 50% 미만, 자가검사일 경우 20% 미만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자가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자신도 모르는 새 주변을 추가감염시킬 수 있는 셈이다. 당국도 이 같은 지적을 인정하며 PCR 검사 역량을 최대한 늘리겠다고 밝혔다. 서둘러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오미크론 확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설 연휴를 맞이하게 됐다는 것이다. 귀성·귀경 이동량 급증이 불가피한 만큼 전파속도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백신 접종률이 낮아 최근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초중고 개학 일정까지 겹치며 오미크론 대응 방역체계 전환에도 설 연휴 이후 3~5만 명 안팎 확진자까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설 연휴 이후 초중고교 개학이 이어지기 때문에 상황은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정부가 3월 1일부터 청소년 방역패스를 시행할 방침이지만 청소년 백신접종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본격화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유통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져 사회 전반에 본격적인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더욱 철저한 방역체계의 확립으로 시민 불안감을 감소 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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