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번역가

 

기원전 478년, 월나라 구천이 군대를 일으켜 오나라를 공격하였다. 이전에 구천은 7년 동안 오나라 부차의 종으로 사는 치욕을 경험했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 10여 년을 월나라 부흥과 군대 양성에 힘을 쏟았다. 같은 시기에 오나라는 중원의 여러 나라와 패권을 다투느라 국력을 크게 소진하였다. 이는 월나라의 치밀한 계략이었다. 월나라는 오나라 재상 백비를 비롯한 여러 핵심 인사에게 정기적으로 엄청난 뇌물을 바쳤다. 이들은 그 대가로 오나라 부차에게 눈가림 역할을 했다.

“월나라는 감히 오나라의 상대가 되지 않습니다. 하오니 대왕께서는 중원으로 눈을 돌려 천하 제패를 이루도록 하십시오!”

그러자 부차는 기분이 좋아서 월나라 구천을 이렇게 평했다.

“내 똥구멍이나 빨던 놈이 무슨 수로 내게 덤비겠는가?”

부차는 신하들의 꼬드김에 겉멋이 들어 천하 제패를 꿈꾸었다. 하지만 중원의 여러 강국을 쳐들어갔으나 번번이 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신하들은 계속해서 중원으로 진출을 주장했다. 그 틈에 월나라는 편하게 군대를 강하게 키울 수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훈련된 월나라 군대는 오나라 군대를 추풍낙엽처럼 쓸어버렸다. 오나라는 연전연패하여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부차는 급히 사신을 보내 지난날을 사과했다. 그러자 구천은 부차에게 목숨은 살려줄 테니 월나라 변경에 와서 살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부차는 화가 치밀었다. 즉시 장수들에게 최후 결전을 명했다.

다음날 월나라 군대가 다시 공격을 개시했다. 수도 없이 밀려오는 월나라 군사들을 보자 오나라 부차는 어쩔 수 없이 양산으로 도주하였다. 그러자 월나라 군사들이 추격해왔다. 더는 도망갈 곳이 없자 부차는 결국 양산 기슭에서 자결하였다.

“내가 귀와 눈이 멀어 충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저승에 가면 무슨 낯으로 조상과 충신들을 보겠는가!”

월나라 구천이 당당히 오나라 성으로 들어가 백관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때 오나라 재상 백비는 지난날 구천을 살려준 것은 순전히 자신의 공이라고 여겼다. 그러자 구천이 백비에게 말했다.

“너는 오나라의 재상이니 너의 주군을 따라가라. 부차가 지금 양산에 있으니 그리로 가서 너의 주군을 모시도록 하라.”

백비는 너무도 뜻밖의 말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 무안한 얼굴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자 구천이 부하들에게 명했다.

“자신의 주군을 속이고 나라를 망하게 한 백비와 그 가족을 몰살하라.”

사실 백비는 오나라가 망하면 자신은 부귀영화를 누릴 줄 알았다. 하지만 나라를 잃으면 모든 걸 잃고 마는 것이다. 백비 또한 처참한 최후를 맞고 말았다.

성호사서(城狐社鼠)란 성에 사는 여우와 조정에 사는 쥐를 뜻한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 정치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일본은 가장 큰 이익을 얻는다. 반대로 한반도에 종전이 성립되어 남북이 통일하게 되면 일본은 이제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당연히 우리로서는 종전이 우선이다. 그런데 일부 보수당과 보수 언론들은 종전을 반대한다. 이들은 일본사람인가 대한민국 사람인가? aion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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