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아
청주옥산도서관 사서

[충청매일]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라는 속담이 있다. 하던 일을 자주 바꾸어 하면 아무 성과가 없으니,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하여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한 가지’를 꾸준히 해야 성공하고 잘 살 수 있다고 배운다. 그래서 전공도 하나 직업도 하나를 선택해 전문성을 기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유난히 관심사가 많고 호기심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한 눈 팔거나 쉽게 싫증을 낸다. 주변에서는 그들을 “산만하다”, “끈기가 부족하다”라고 나무란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많고 오직 한 가지 일만 정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괴로운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TED 강연에서 ‘어떤 사람에겐 하나의 천직이 없는 이유’를 통해 500만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 스타의 반열에 오른 저자 에이미 와프닉은 당신은 아무 문제가 없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여러 우물을 팔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무엇도 꾸준히 하지 못하는 사람을 다능인, 즉 멀티포텐셜라이트라고 표현한다.

다능인은 많은 관심사와 활동 분야를 폭넓게 어우르는 사람을 뜻한다. 다능인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자이자 의사였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화가이자 수학자, 발명가였다.

다능인은 끈기도 깊이도 없어서 큰 성과를 못 낼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 빨리 배우고 그 경험들을 통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적응력과 창의력은 급변하는 사회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여러 우물을 파면 안정적인 수입이 나올까? 수입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추구할 수 있을까?

이에 저자는 다능인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각 유형이 현실세계에서 적응하는 사례를 알려주고 독자가 어떤 유형인지 진단 후 적절한 수입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즘 스마트스토어나 구매대행, 무인점포 등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투잡 역시 다능인의 수입 방법 한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다능인은 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것이 아니기에 최고가 아니라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는데 저자는 그때 해결책과 마음가짐을 제시한다.

“당신의 열망 간에 균형 잡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맞는 방법들을 찾아 나만의 기술 도구함을 구축하자”

이 책은 한 우물을 파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러 우물을 잘 팔 수 있는 비책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잘못되지 않았다는 용기를 주고 약간의 가이드를 제시했을 뿐이다. 나만의 우물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지금부터 고민하고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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