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우편집중국장, 수필가

 

2022년 새로운 한해가 밝았다. 모두들 새로운 한해라고 환호하지만 세상은 어제와 변함없이 각자의 공간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세월은 말없이 흐르며 기록을 남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유유히 전해 내려오는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이고 자연의 섭리다.

공직은퇴 4년차인 지난해에는 충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노인 상담 지도사’, 청주국제 에코 콤플렉스에서 ‘시민환경 활동가’, 청주시 문화산업 진흥재단에서 ‘기록 활동가’ 기초과정을 수료했다.

그러면서 홀로 틈틈이 공부하여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오래전 마련한 개인농장에서 소나무 정원을 가꾸며 한해를 보냈다.

주위에서 정년퇴직했으면 이제 산에나 다니며 편하게 생활하지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고 조언 겸 핀잔도 주지만 공직 40년 동안 몸에 밴 습성이라 어쩔 수 없다.

재직 시에도 일을 찾아서 하는 탓에 한때 ‘본인 승진을 위해 남 안하는 일을 해 직원들 힘들게 한다.’는 뒷말도 많이 들었다.

기록 활동가 과정을 지원하게 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고 무엇이든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습관이 있었는데 자라 성인이 된 후 직장으로까지 이어졌다.

본인이 수립한 계획서나 기안문서 등을 스크립 해서 모아뒀다가 다른 부서나 타 지역으로 전출 가서 일할 때 활용하곤 했다.

대표적으로 칼럼기고 및 홍보 철인데 새 임지에서 직원들이 기사 쓸 때 참고토록 해 글 쓰는 요령을 빨리 습득하고 일을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

정년퇴직 후 2019년 청주시와 청주시 문화산업 진흥재단에서 기록문화 창의도시 선정 일환으로 실시한 ‘개인 기록물전시회’에 상패와 명패 등 다수의 기록물을 전시하기도 했다.

이렇듯 기록문화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 지난해 ‘2021 기록 활동가’ 양성프로그램에 지원 수료하며 새로운 분야에 입문했다.

강의는 문화도시와 아카이브의 이해로부터 시작하여 성과 공유회까지 30여 시간에 걸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진행했는데 기록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첫 시간에 수강한 ‘아카이브’의 뜻은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 하여 함께 모아서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모아둔 파일을 말한다.

기록은 인류가 태동하면서부터 있어 왔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1999년 공공기록관리법 제정이 시발되어 공공기록 관리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동안은 기관위주의 기록이었다면 앞으로는 민간이 참여해서 민관 공동으로 함께하는 기록문화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청주시와 청주시 문화재단에서 기록 활동가를 양성하는 취지도 바로 시민들이 기록과 아카이브에 대해서 알고 참여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본다.

청주는 ‘직지의 고장’ 명성대로 유네스코 산하기관인 국제기록 유산센터가 유치됐고 전국 기초단체 최초의 지방기록물 관리기관인 ‘청주기록원’이 개원했다.

기록 활동가 과정을 배우며 기록문화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알게 돼 미력이나마 우리지역의 기록문화에 기여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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