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지난 12월 30일 중부내륙선 이천(부발)~충주간 역사적인 개통식 현장에서 의미깊은 이벤트가 열렸다. 중부내륙철도를 처음으로 제안한 고(故) 김영호 어르신의 영정사진을 이시종 충북지사께서 들고 감개무량한 첫 탑승식을 한 것이다.

이천에서 충주를 잇는 현재의 중부내륙철도 노선은 1960년대 초 김영호 어르신께서 지역출신 국회의원과 함께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를 찾아 건의해 처음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충주 토박이인 김영호 어르신이 경상도에서 충주를 거쳐 서울로 가는 기차 노선 얘기를 처음 접한 건 일제강점기인 90여년 전 초등학교 때로 1930년대 충주에 살던 한국인과 일본인 유지들이 조선총독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과거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소회를 밝혔다.

중부내륙선 불씨가 다시 살아난 것은 1997년 4월 중부내륙고속도로 기공식 때다.

기공식을 치르고 나서 며칠 안되었을 때 어느 모임에서 김영호 어르신이 이시종 지사(당시 충주시장)에게 “시장이 고속도로를 착공시켰으니까 내친김에 서울~충주~김천 가는 철도나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고, 이시종 지사가 김영호 어르신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전격 수용하여 오늘날의 중부내륙철도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후 추진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각고의 노력 끝에 2000년 초 제4차 국토종합계획과 국가기간교통망계획에 중부내륙철도가 극적으로 반영됐고, 당초 후반기(2010~2019) 사업으로 반영된 여주(이천)~충주 구간의 추진시기를 10년 앞당기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계속됐다.

이후 5년여간의 투쟁끝에 2002년 1월 중부내륙철도 여주~충주 구간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가까스로 반영했으나, 이 구간의 경제성(B/C)이 0.63에 지나지 않아 기획예산처에서는 기본계획 수립 예산을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이후 천신만고 끝에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기본계획 수립용역 예산을 반영시켰지만 마지막 예산결산위원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던 중 2004년 충주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시종 지사의 집요한 노력으로 기본계획 용역비 13억2천만원의 2005년 정부예산을  확보하는 쾌거를 거두어 중부내륙철도가 잉태된지 24년만에 드디어 전격 개통된 것이다.

이천~충주간 중부내륙철도의 개통에 이르는 서사는 언제 들어도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김영호 어르신의 한마디가 중부내륙선을 태동시킨 단초가 됐다니 어르신 영정사진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중부내륙철도의 첫 태동부터 역사적인 개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태산준령을 넘는 얼마나 험난한 인고의 과정이었을지 필자도 지난 1년 반 동안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와 충북선 철도 고속화 등 철도 업무를 짧은 기간이나마 담당해보니 미뤄 짐작이 간다.

중부내륙철도는 일제때 대전쪽으로 빼앗긴 경부철도를 100년 만에 다시 되찾는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또한 향후 충주에서 문경까지 이어지는 중부내륙선 2단계의 2023년 완공에 이어, 거제로 이어지는 남부내륙철도까지 완공되면 거제~충주~서울간 남북을 종단하는 소위 제2 경부철도망이 형성되어 국가균형발전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비록 충주에서 이천 부발역까지만 개통되어 운행되지만 2027년 수서~광주 노선이 개통되면 서울까지 환승없이 50분대에 이동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남부내륙철도와 연계돼 과거 충주의 옛 영광을 다시 재현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감히 자부한다.

12월 31일 오전 6시41분 충주역발 첫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힘차게 달렸다.

앞으로 충주와 이천 부발을 하루 8차례 운행하며 지역민들의 꿈과 희망을 실어나르게 될 것이다.

중부내륙철도가 가져다 줄 충북 북부지역의 발전할 모습에 꿈이 부풀어 오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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