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균 / 청주 봉명중학교 교장]

[충청매일 정리=최재훈기자/사진 오진영기자]

33년간 교직 생활과 전국시도교총회장 회장 등 역임

교권3법 국회통과·학교전담 변호사제도 도입 등 성과

충북교육 잘못된 점은 진보주의적 이념으로 치우쳐

학력 하향평준화와 인사전횡으로 교직원 사기 저하

초등돌봄교실·중등자유학년제·고교학점제 해결돼야

현장서 바라본 문제점 바로 잡고 모두가 ‘BTS ’가 되길

 

교사, 장학사, 장학관, 교장을 거쳐 32여년 간 충북교육을 위해 헌신한 김진균 충북 청주 봉명중학교 교장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 교장이 걸어오면서 느낀 충북교육의 현주소와 현안 등 학교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초임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공직생활과 이룬 업적은.

저는 1989년 백곡중학교에서 교직을 시작하였고 교사, 장학사, 장학관을 거쳐 현재 교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시도교총회장단협의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는데, 교권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학습권 보장도 어렵다는 판단 하에 교권3법인 교원지위법, 아동복지법, 학교폭력 예방법을 개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결국 교권3법의 국회 통과라는 성과를 이뤄 냈습니다.

또한 충청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교육청과의 교섭을 통해 교사의 권익과 교육환경 개선,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였을 뿐만 아니라, 학교전담 변호사 제도를 도입해 교사, 학부모, 학생들이 법률 자문이 필요한 경우 적극적으로 다가가 어려움을 덜어드렸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제도가 있다면 신설할 수 있도록 했고 재정의 적정 배분을 통해 불필요한 곳에 사용되는 재원은 축소하고, 교육 가족의 권리 보호나 어려움을 해소하는 등 꼭 필요한 곳에 재정이 쓰여질 수 있도록, 재정의 합목적적 사용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교직 생활 중 가장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교사로서의 삶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 이것이야 말고 저는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명퇴를 신청하고 나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33년이라는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한편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면서 학교 현장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도 알고 있었지만 저의 역량으론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심지어 교장이 되어서도 그것은 마찬가지 였습니다. 바로 그런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제가 조금 더 역량이 있다면 학생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 즉 탁월성을 충분히 발휘하여 보다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가장 큽니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귀감이 되는 발자취는.

저는 교사로서 공직 생활 중 가정이 어려운 학생이나 여러 이유로 소외된 학생들을 그냥 모른 척할 수는 없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해 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사람은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사랑의 열매 봉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해 농촌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봉사활동이 끝나고 나면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에 뿌듯함마저 몰려오게 되는데, 솔직히 이런 마음 때문에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라이온스클럽 회원으로 단체에서 주관하는 기부행사 등 여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얼마 전에는 코로나19로 마스크가 필요한 곳에 마스크 기부행사를 하게 되었는데, 십시일반이라는 생각으로 작은 힘이지만 보태려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도움이 되는 일이 있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 일을 더 확대하고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까지 충북교육을 평가 한다면.

현재 충북교육에서 가장 크게 잘못된 부분은 진보주의 이념에 교육에 경도되어 학생들의 학력을 하향평준화 한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인사 전횡으로 교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다 보니 사교육비는 점점 더 늘어나게 되고, 학부모님들은 허리가 휘도록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의 대부분을 자녀들 사교육비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잠재적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그래서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이것이 교육감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현 충북교육을 보면 학력 저하 현상이 심각합니다. 최저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청주시에 있는 고등학교를 평준화한다는 미명 하에 학생들을 강제 배정함으로써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박탈했고, 서울대의 합격비율이 학력의 척도는 아니지만 2020년 국정감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충북의 서울대 합격생 비율이 전국 최하위 였습니다. 학력은 저하됐고 그 부담은 모두 학부모가 떠안고 있습니다. 또 인사전횡으로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열심히 교육에 매진해야 할 교육자들이 특정 집단에 줄서기를 하거나 그들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이래서는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학생들만 바라보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올바른 인재로 성장 할 수 있을지에 만 온 마음을 집중해야 합니다. 솔직히 이렇게 해도 쉽지 않은 것이 교육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문제로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이를 반복하고 있는데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인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서 교육이 제대로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시는 이러한 인사전횡으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길 기대해 봅니다.

●현재 해결해야 할 최대 교육 현안은.

현재 최대의 교육현안은 학교 급별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초등학교의 경우는 돌봄교실 문제가 가장 어려운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초등돌봄교실은 돌봄 전담사 확보문제,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와의 업무 중복문제, 돌봄 전담사 관리문제, 교사와의 업무 협조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노출되고 있으나 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초등돌봄교실은 예산 확보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해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 조금씩 양보한다는 마음으로 협의를 한다면 좋은 대안이 나올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중학교는 자유 학년제 문제입니다. 2018년부터 자유 학기제를 자유 학년제로 그 기간을 확대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중간, 기말고사를 보지 않고 토론·실습 위주의 참여형 수업과 직장 체험을 통한 진로 탐색의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많은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간 기말고사를 보지 않아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어 학력은 점점 저하되고 있고, 또 토론과 실습 중심의 학생 참여형 수업이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토론과 실습 위주의 수업을 1년간 진행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많은 어려움이 동반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직장 체험을 통한 진로탐색 교육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직장 체험을 한다고는 하지만 직장 견학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직장 체험 교육이 진로 탐색 교육으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것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는 2025년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고교 학점제 문제입니다. 현재는 그 과도기로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도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학점제가 시행되면 더 커질 것이고, 더 많은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학점제는 교사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고, 고등학교라는 체제에는 맞지 않는 제도로 대폭적인 수정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학교 급별로 처리하고 해결해야 할 교육 현안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다양한 문제를 제대로 보고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차기 교육감은 현장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장 전문가가 아니면 이러한 문제를 문제로 인식조차 하지 못할 것입니다.        

●퇴직 후 계획이 있다면.

저는 평생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성장과 교육의 발전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퇴직이후에도 우리 충북교육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합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학교 현장에서 생활하면서 알고 있는 문제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교육 정책 등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과 동고동락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현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고, 이를 해결할 다양한 콘텐츠도 갖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제 모든 것을 바쳐 교육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소신껏 신나서 교육 할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하고 싶고, 학생들도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펄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BTS(Best Teacher and Student)가 되는 세계의 으뜸 충북교육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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