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번역가

기원전 450년, 공자(孔子)는 노(魯)나라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글 읽는 것을 좋아하여 당시 교육인 도학(道學)을 연구 분석하여 유학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학문을 만들어냈다. 유학은 예의범절을 주로 가르쳤는데 생각보다도 천하의 제후들과 부자들이 크게 환영하였다.

이는 집안의 재산을 보존하고 하인을 다스리는 비법이기 때문이었다. 유학은 빠르게 퍼져나가 한순간 천하제일 학문이 되었다. 하지만 공자를 모셔가는 나라는 없었다. 각 나라의 신하들이 똑똑한 공자를 비방하여 추천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공자는 벼슬길을 포기하고 유학 교육으로 눈을 돌렸다. 제자 양성에 힘쓰자 수제자가 72명이고 따르는 제자가 3천명이 넘었다.

안연(   淵)은 공자가 가장 총애한 제자였다. 궁벽한 골목에서 살았지만 한 소쿠리의 밥과 물 한 바가지만 있으면 기꺼이 공부로 하루를 보내는 청년이었다. 공자는 탐구하는 안연을 좋아해서 곁에 두었다. 공자가 안연을 곁에 둔 또 다른 이유는 누구보다 지혜와 용기가 출중했기 때문이다.

하루는 공자가 재난을 당했다. 급히 제자 자공을 제나라에 보내 일을 해결하고 오라고 했다. 그런데 제나라로 떠난 자공이 몇 달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다. 공자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역을 펼쳐놓고 점을 쳐보았다. 그랬더니 점괘가 아주 불길했다. ‘솥의 발이 부러지다.’라고 나왔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점괘를 보니 자공은 돌아오지 못할 것 같구나.” 제자들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안타까워할 때 안연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공자가 의아스러워 안연에게 물었다.

“너는 왜 말이 없이 웃고만 있는 거냐?”

그러자 안연이 대답했다.

“자공은 이미 돌아오는 중입니다. 솥에 발이 없지 않습니까? 솥에 발이 없으니 배의 형상이 아니겠습니까? 자공은 분명히 배를 타고 돌아오는 중입니다.”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공은 과연 배를 타고 돌아왔다. 모두 안연의 지혜에 크게 감탄하였다.

또 어느 밤에 안연이 자공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방문 앞에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 흉악한 기운을 느끼게 했다. 자공이 이를 보고 몸을 벌벌 떨었다. 그러자 안연이 허리춤에서 칼을 뽑아 들고 나갔다. 어둠 속에서 칼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자 커다란 구렁이가 토막이 나서 지붕에서 떨어졌다. 이 말을 들은 공자가 말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위험한 상황에도 미혹되지 않는다.”

안연은 불행하게도 32살에 죽었다. 공자가 크게 통곡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달인대관(達人大觀)이란 사물의 여러 면을 관찰하여 판단한다는 뜻이다. 도리에 맞고 이치에 맞게 헤아리면 판단이 그릇된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관찰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인생에서 하고자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자신이 경솔했던 것을 찾아야만 다음에 실패하지 않는다. 회피하지 말고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라. 그러면 길이 보일 것이다.                                                               aion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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