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의욕적으로 주장하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선거 전략을 철회했다고 한다. 경기도지사 시절 전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선점하면서 인기를 얻은 전략이 대선 정국에서 여론과 정부의 반대로 철회한 것이다. 이것을 철회한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아서 일 것이다.

우리 속담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말이 있다. 공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것으로 내가 가진 소중한 권리도 준다는 의미이다. 이 속담에 의해서 60~70년대는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가 대세였고, 80~90년대는 금권 선거가 판을 쳤다. 이것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엄격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1만원 공짜식사하고 50만원 과태료를 물도록 하면서 거의 근절되었다.

이후 선거는 무상교육,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등록금이라는 공짜 공약으로 변질되어 국민의 세금을 후보의 종잣돈처럼 쓰고자 하였고 이러한 전략이 부분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선거 행태에 공짜 재난지원금을 거부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공약으로 인정하지 않은 국민의 변화는 우리 사회의 혁신적 변화이다.

지금 국민들은 공짜 공약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무상의료 정책은 의료보험료의 증대로 이어졌고, 무상교육은 목적세인 교육세에 의한 세금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것을 인식하고, 국민의 피와 땀의 결실인 세금을 낭비하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여기에 공짜가 양잿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확대되고 있다. 남미의 혼란스러운 국가 상황은 대부분 대중 영합주의 포퓰리즘 정책을 표방한 정치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코로나19에 따른 포퓰리즘적인 돈 풀이 정책이 포스트 코로나에 양잿물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장 많은 돈을 푼 미국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우리보다 더 많이 오른 부동산 가격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국가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많은 국민이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 발전에 커다란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정책은 증거를 기반으로 한 정책을 요구한다. 이를 위하여 코로나19를 명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원금 정책이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 결과 누구에게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세금을 더 많이 거두어들였다고 낭비하기에는 포스트 코로나 상황이 가져올 위기는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이를 위한 준비가 공짜 정책처럼 된다면 공짜가 양잿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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