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국립대학을 보유하고 있는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충북도에만 예술대학이 없다. 충북을 대표하는 국립 충북대학에 예술대학을 설치해달라는 지역문화예술계의 요구와 함께 기대와 바람이 크다.

충북도내 사립대학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예술대학의 학과 폐지가 마치 경쟁하듯 앞다퉈 이뤄졌다. 청주대와 서원대는 2013~2014년 음악, 미술, 무용을 아우르던 예술대학을 포기했으며 서원대 공연영상학과는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충주 한국교통대는 인문사회대에 음악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충주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는 디자인학부 내에 회화학과, 도자전공, 금속전공이 합쳐져 조형예술학과로 운영하고 있다.

충북대의 경우 현재 조형예술학과(옛 미술과)와 디자인학과가 있긴 하지만 디자인학과의 경우 정원이 8명 밖에 되지 않는 등 특수하게 운영되고 있어 예술가 양성과 교육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대학이 예대 및 순수 인문학과를 폐지하는 이유는 취업률 저조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교육부의 평가시 취업평가에 예대를 포함하지 않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아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용의 경우 충북의 무용단체가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어도 무용수가 부족해 외지에서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청주시와 충북도는 시립예술단과 도립교향악단이 상주하면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충북도내에서 인재양성이 이뤄지지 않아 갈수록 외지인의 지원이 많아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어린시절부터 예술가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지역에 머물지 않고 대학진학을 위해 외지로 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인재유출이자 지역문화예술의 고사를 의미한다.

충북문화재단이 충북대학교에 예술대학 건립을 건의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충북문화재단은 지역의 기초예술·순수예술 학과 폐지 및 축소로 충북도 문화예술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자 충북 문화예술 생태계 회복을 위해 충북대에 예대 설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적어도 기초예술과 순수예술 분야의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한국음악과(국악), 무용과, 연극과, 서양음악과, 미디어예술과 등이 개설되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북대는 명문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교육과 연구의 책무를 담당해야 한다. 충북의 미래를 생각할 때 정신문화의 근간인 인문학 중 기초예술과 순수예술의 교육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

지방 국립 거점대학의 예술인 육성에 대해 교육부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예대를 설치하려면 교육부 승인을 받고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 교육부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교육부의 승인을 위해서는 지역시민사회의 절실한 관심이 수반되야 한다.

취업경쟁력에서 취약한 예술인 양성에 대해 시민들과 공감할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도 필요하다.

충북예술인재육성은 충북예술생태계와 충북도민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지역문화예술계에서 수년간 논의되었던 현실적인 문제이다. 국립 거점 대학인 충북대에서 심사숙고해 추진해주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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