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출 대전본부장

 

[충청매일] 리더십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특정 리더를 중심으로 상하로 형성되던 그동안과는 달라지고 있다. 단체 구성원의 의견을 얼마만큼 원활하게 잘 조율하느냐가 리더십의 평가 기준이다. 다수가 함께하는 단체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특정인이 단체를 이끌어가는 방식이 아닌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조율할 것인가에 대해 리더는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구성원들과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

첨단화되고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는 특정된 하나로 결론이 귀결되지 않는다. 다양성이 공존한다는 의미이다. 일사불란함을 추구하는 리더십은 다름을 배척할 위험이 있다. 조화의 리더십은 생동감은 있으되 인내를 필요로 한다. 후자를 겸비한 리더십을 현대사회는 선호한다. 다양성과 다름을 인정하는 함께하는 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과거형의 리더십과 현대형의 리더십이 늘 충돌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소통에 덜 익숙함이 간혹 드러나는 것이다.

최근 대전지역 기초자치단체에서 일부 구성원들의 부정행위가 구설에 올랐다. 그들이 그런 행태를 태연히 보인 이유가 뭘까. 우선은 공직에 대한 무게감을 느끼지 못한데 있다. 단순히 근로자라는 생각에만 머물렀을 수도 있다. 최고 결정권자와 그를 보좌하는 간부들의 무사안일도 한몫했다. 공직은 무엇이든 적기에 사안별로 적절한 보고가 기본이다. 그런데 이번에 대전시 감사로 발각된 일부 공무원의 부정행위는 간부가 알고도 묵인했거나 최고 책임자에게 보고의무를 해태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누군가 오랜기간 동안 상호소통을 불편하게 하는 장애물을 쌓은 결과는 아닐까. 불편함이 쌓이고 쌓여 소통이 불편으로 변질되도록 한 근본 원인을 찾아 해소해야 한다. 외적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불통이 만연했다는 말들도 있다. 이번에 드러난 부정행위가 이를 증명한다는 주장이다. 나만 당사자가 아니면 된다는 식의 내부 분위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부정행위는 당사자의 행위만이 아닌 오랫동안 쌓인 특정인 중심의 소통방식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최고 책임자는 구민을 향해 보여주려는 노력 못지않게 내부소통에도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곧 구민 행복의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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