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팟, 30·31일 청주 정북동토성서 공연


인공 구조물 없이 역광을 조명으로 활용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노을 명소로 이름난 청주시 정북동토성(사적 415호)에서 새로운 공연 장르가 탄생한다. 토성의 성곽을 무대로 삼고, 노을빛의 역광을 조명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실루엣 뮤지컬’이다. 일체의 인공 구조물은 설치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유튜브 종합편성 채널을 지향하는 ㈜와우팟(대표 김재원)과 공연기획사 코액트(대표 이길영)가 공동 기획한 실루엣 뮤지컬 ‘노을빛 아리랑’은 오는 30일과 31일 오후 5시, 2회에 걸쳐 초연된다. ‘노을빛 아리랑’의 시공간적 배경은 원삼국시대에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정북동토성에 도읍을 둔 가상의 나라 ‘아리랑’이다.

‘아라리록(-rock)’이라는 장르의 개척자인 ‘고구려밴드’ 이길영 대표(노을빛 아리랑 감독)가 이야기의 얼개를 짜고, 노래를 만들었다. 20년 관록의 고구려밴드와 정찬희 소프라노는 이번 공연에서 △서곡 △몽중연가(변주곡) △혼례 △출정 △몽중연가 △수심가 등 여섯 곡을 직접 연주하고 부른다.

1987년 충북 청주에서 창단한 후 국내외에서 전통예술공연을 펼쳐온 ‘놀이마당 울림(대표 구본행)’과 2005년 전남 영암에서 창단해 전통무예와 연희의 융합을 선보여온 ‘기예무단(대표 유래형)’, 충북민예총 춤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안선영 무용가 등이 춤과 연기를 선보인다.

이길영 감독은 “정북동토성의 노을을 보면서 이 장소에 오랜 세월 깃들었을 민초들의 애환을 전율처럼 느꼈다”면서 “가상의 시대, 가상의 인물과 함께 정북성, 무심천 등 실제 지명이 혼재하는 공연을 통해 역사인 듯, 전설인 듯 흘러온 2천년의 세월을 다뤄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노을랑’과 ‘아리녀’의 사랑과 결혼 △외적의 침입에 맞선 출정과 전쟁 △아기의 탄생과 마을잔치 △전쟁터에서 전해진 비보와 민초들의 아리랑 행진이라는 구조를 바탕으로 삼국시대, 고려 또는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등 시대 설정에 따라 다양한 버전의 ‘노을빛 아리랑’이 탄생할 수 있다.

‘노을빛 아리랑’을 기획한 이재표 와우팟 제작국장은 “지구의 자전주기는 24시간이다. 태양의 절정은 한낮이 아니라 노을”이라면서 “노을이 지는 30분 동안, 오직 자연의 빛과 토성을 무대로 공연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결정할 수 없는 공연시간과 무대, 노을 조명이라는 절대적인 ‘제한성’이 이 공연의 매력인 셈이다.

이재표 국장은 “연주와 연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는 그날의 노을빛과 당일 현장을 찾는 불특정 다수의 크리에이터들”이라면서 “그들을 통해 재가공된 영상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어디까지 전달될지 알 수 없는 모호한 ‘확장성’에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연당일 촬영구역에서 촬영을 원하는 개인이나 촬영팀은 27일까지 와우팟(☏043-236-2570)으로 신청하면 된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모두 10개 팀에게 촬영구역을 배정할 계획이다.

‘노을빛 아리랑’은 문화도시 조성사업 ‘자율예산제 ISSUE있슈 시민제안형’ 공모에 선정돼, 예산 일부를 지원받아 제작됐다. 제작진들은 ‘토성 무대 노을 조명 실루엣 뮤지컬’을 정북동토성의 독자적 공연 장르로 만들기 위해 향후 상설조직 결성도 검토하고 있다.

공연문의 010-5468-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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