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건설, 오창 방사광가속기 사전 예고 없이 발파 작업 진행

인근 농민들 집단 행동 돌입…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도 고려

원건설이 충북 청주시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공사현장에서 예고도 없이 발파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황색 원안은 축산농가이며 빨강색 원안은 방사광가속기 공사현장.
원건설이 충북 청주시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공사현장에서 예고도 없이 발파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황색 원안은 축산농가이며 빨강색 원안은 방사광가속기 공사현장.

 

[충청매일 진재석 기자] “‘방사광가속기’가 무엇인지 몰라도, 충북지역 발전이라 해서 여지껏 분진·소음 공해를 참아왔습니다. 근데 이걸 싸그리 무시하고 이젠 ‘발파’라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청주시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공사현장에서 시험 발파를 예고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공사로 발생하는 각종 공해로 축산농가들은 ‘금이야 옥이야’ 키운 가축들이 잘못될까 걱정인데 시공사가 제대로 된 설명 및 대책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시험 발파’를 통보하면서 원주민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북도 등은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할 때와 다르게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니 주민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시공사인 원건설은 다음달 본격화할 지반·암반 다지기 작업에 앞서 19일 또는 20일 시험 발파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시험 발파는 앞으로 진행될 본 발파에 앞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상하고, 지반 및 폭파 강도 등을 가늠하기 위한 선행 작업이다.

시험 발파라 해도 적잖은 소음과 큰 진동이 발생할 수 있는 터라 주민에게 사전 설명과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게 지자체 설명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공차 측의 제대로 된 설명을 못 들었을뿐더러 주민 의견을 묵살, 일방적 통보를 받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원주민을 무시한 행태라는 것이다. 축산농가들은 자칫 생업에 큰 위협을 받을 뻔 했다며 분노를 표출한다.

소, 돼지, 염소 등 가축들은 주변 환경에 민감한 터라 발파작업으로 인한 피해 발생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불구, 이 역시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후기리에서 소 120여 마리를 키운다는 A씨는 “소음으로 인해 소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착유와 임신, 성장 등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렇듯 농가피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인데 시공사는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작업을 진행하려 했다”고 분노했다.

결국, 인근 농민들은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오창 후기리와 가좌리 주민 등은 이날 충북도와 방사광가속기 부지 공사현장, 청주시 등 3곳에 집회를 신고했다.

주민들은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한 충북도와 청주시, 시공사인 ㈜원건설 등을 상대로 △지역민 의견을 수렴해줄 것 △진행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대책 △향후 보상체계 등에 대한 대답을 요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법원에 ‘방사광가속기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도 접수하겠다는 게 주민 전언이다.

원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충북도와 시공사 등은 지역민 여론을 수렴한 뒤 시험 발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충북도 관계자는 “시공사가 주민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한 줄 알았다”며 “제대로된 설명과정을 거친 뒤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건설 관계자도 “시험 발파는 본 발파 전 주민에게 돌아갈 피해를 가늠하고자 진행하는 공사과정”이라며 “원주민에게 제대로 된 설명과정을 갖은 이후 시험발파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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