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공예비엔날레 40일 여정 피날레
32개국 1192점 전시…매진 사례 속출
현장 관람객 3만명 돌파 등 인기 만점
‘공예도시 청주 선언’…위상·비전 확인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충청매일 김정애 기자]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위원장 한범덕 청주시장)는 17일 비엔날레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 본관 5층 공연장에서 폐막식을 갖고 ‘공생의 도구’를 주제로 펼친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사진) 40일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범덕 위원장을 비롯해 임미선 예술감독과 파트너십 기업 대표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생중계 된 이날 폐막식은 비엔날레와 함께 한 40일의 기억을 회고하고 안전하고 성공적인 마무리를 축하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특히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는 ‘공예도시 청주 선언’이 공표돼 이목을 끌었다.

‘공예도시 청주 선언’은 비엔날레 22년의 역사를 구심점으로 청주의 공예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공예도시 청주의 비전과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다짐을 명문화한 것으로, ‘공생’을 추구하는 공예적 가치로 시민과 공동체의 행복 그리고 예술과 인류 문명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출사표인 셈이다.

선언의 주요 골자는 △시민의 건강한 삶과 문화기본권을 위한 일상 공예문화 형성으로 시민의 행복한 미래 창출 △전통적 공예과 동시대 공예의 조화로운 진화를 통한 미래 공예 선도 △전문 공예인의 역량 지원과 시민의 공예적 삶을 연결해 공예로 생동하는 도시 구현 △세계와 청주를 잇는 글로벌 공예 플랫폼 ‘공예비엔날레’와 ‘한국공예관’을 통해 세계 공예문화 매개이다.

‘공예도시 청주 선언’을 태동한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22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초이자 최대규모 공예전시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공생의 도구’라는 주제 아래 세계 32개국 309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1천192점의 작품을 선보인 이번 비엔날레는 수준급 전시 구성으로 공예 관련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매진 사례가 속출할 만큼 관람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하루 입장객 1천500명으로 제한한 방역 여건 아래서도 현장관람객 3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결과는 이를 뒷받침해 준다.

40일 내내 흥행을 이어온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는 특히, 그 어느 때보다 ‘공예’의 본질에 다가선 ‘공예다움’을 실천한 비엔날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00% 오직 공예작품만으로 전시를 구성해 역대 비엔날레에서 꾸준히 지적된 공예 전문 비엔날레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으며,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도구’에서 출발한 공예 본연의 자세를 각성하고, 그 ‘도구’를 어떻게 대하고 사용해야 인류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지 담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코로나 팬데믹 한가운데 막을 올렸기에 사상 첫 온라인 비엔날레를 병행하게 된 이번 행사는 직접관람과 랜선 관람에 감동의 차별을 두면서도, 작품이 전시장에 놓이기 이전의 시간을 엿보게 하는 다양한 접근으로 기존 전시의 틀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360도 메타포트 3D촬영으로 실제 전시장에 온 듯 둘러볼 수 있게 한 VR갤러리는 기본, 모바일 앱 오디오 가이드(큐피커) 운영, 작가의 작업과정 및 인터뷰 영상 등은 이해도 높은 전시 관람을 유도했고 특히, 실내인 전시장을 드론으로 촬영해 관람자에게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 ‘드론 투어’는 국내외 어느 국제전시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시도로 이번 온라인 비엔날레의 시그니처 콘텐츠가 됐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2~3천 명을 넘나드는 위기 속에, 연일 매진 기록을 세우면서도, 단 한 명의 확진자 발생 없이 40일의 비엔날레를 무사히 마친 것은 ‘기적’에 가까운 결과다.

팬데믹으로 국경이 막히고 국제문화교류마저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도 32개국의 참여를 이끌어낸 공예비엔날레는 2007년 초대국가관 제도를 도입한 이래 처음으로 프랑스를 주빈국으로 맞아 총 3차례의 ‘초대국가의 날’ 행사로 문화교류의 장을 펼쳤다.

이미 프랑스를 대표하는 공예협회 ‘Atelier d’Arts de France’와의 긴밀한 협의 끝에 2022년 파리에서 개최하는 국제공예박람회 Revelations(헤벨라시옹)에 참여하기로 의견을 모은 조직위는 앞으로 세계 각국과 더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2023년 더욱 진화한 공예비엔날레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자가 격리 의무 방침으로 해외 참여 작가 다수의 한국 방문이 불발됐고, 10월부터는 야외에서 진행하던 일부 행사가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중단되기도 했다. 또 방역과 안전을 위해 한 방향으로 구축한 전시장 내 강제 동선은 때로 관람 자유를 방해하는 제한요소가 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공예도시 청주 선언’이 그저 선언으로 그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공예도시 청주 선언’을 위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적극 활용해 청주의 공예문화진흥을 비엔날레가 선도할 수 있도록 조례 등 명료한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공예연구소 설립, 공예 전문기관 유치, (가칭)공예전문학교 창설, 공예도시회의 개최 등 연구진이 제시한 추진 과제들을 현실화 하는 일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국제공예공모전 공예도시랩 부문의 수상자들이 제안한 다양한 기획을 반영한 후속 프로그램을 개발해 선언의 실현에 동력을 더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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